면역세포시계 빨라지는 현상 발견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독감이나 감기가 더 잘 퍼진다. 높은 온도에서 사는 생쥐들은 염증이나 암에 덜 고통을 받는다. 몸이 허약한 사람은 추위에 더 취약하다.

이 같은 현상은 온도가 인체의 면역반응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생물학자와 수학자들이 모인 학제간 연구에서 체온이 조금 오르면 ‘감염에 반응하는 세포시계’가 더욱 빨라진다는 흥미있는 사실이 발견됐다.

다시 말하면 몸이 따뜻하면 감염이나 종양에 강한 면역력이 생기는 것이다. 추운 겨울, 감기를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 옷을 따뜻하게 입고, 실내 온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몸이 따듯하면 면역력이 높아진다. ⓒ Pixabay
몸이 따듯하면 면역력이 높아진다. ⓒ Pixabay

이러한 발견은 좀 더 효과적이고 빨리 작용하는 의약품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생물학자들은 염증신호가 ‘핵인자 카파B’ (Nuclear Factor kappaB, NF-κB)단백질을 활성화시켜 세포시계가 작동하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NF-κB단백질이 세포 핵 안팎을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유전자를 발현시켰다가 껐다가 하게 만든다. 이것이 세포로 하여금 상처나 감염 또는 종양에게 반응하게 한다.

반대로 NF-κB단백질이 통제가 어려워지면, 염증성 질환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NF-κB단백질은 만성장염인 크론병(Crohn’s disease)이나 마른버짐 그리고 류머티스성 관절염 같은 염증성 질환과 관계가 있다.

체온 낮아지면 면역시계 느려져 

몸 체온이 34℃일 때 NF-κB 단백질 시계는 늦춰진다. 체온이 정상온도인 37℃를 넘어 열이 펄펄 끓는 40℃에 오르면 NF-κB 시계는 속도가 빨라진다.

그렇다면 이 세포시계가 얼마나 빨라질까? 영국 워릭대학(University of Warwick) 시스템생물학센터 수학자들은 체온 상승이 얼마나 속도를 높이는지 측정했다.

이들은 염증성 질환을 예방하는데 필수적인 A20단백질이 이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지 모른다고 예측했다. 그래서 세포에서 A20단백질을 제거했더니 NF-kB 시계가 민감성을 잃어버리면서 체온을 높이는 역할을 상실했다.

데이비드 란드(David Rand) 워릭대학 수학교수는 “정상적인 생활에서 신체시계는 1.5℃의 적은 체온 변화로 면역력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란드교수는 “사람이 잠들 때 체온이 낮아지거나, 작업교대 또는 비행에서 오는 시차 피로 또는 수면장애가 염증성 질환의 증가를 어떻게 유발하는지를 설명한다”고 말했다.

워릭대학의 수학자인 댄 우드코크(Dan Woodcock)도 “이것은 어떻게 세포의 수학적 모델링이 생물학적 이해를 돕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체온이 세포와 조직의 염증을 생물학적으로 조직된 방법으로 바꿔준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할 때 A20단백질을 목표로 삼으면, 염증성 반응을 좀 더 정확하게 바꿀지 모른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맨체스터 대학의 생물학자인 마이크 화이트(Mike White)교수는 이번 연구는 어떻게 환경적인 체온과 신체 체온이 우리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가능한 설명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이 기사는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도 실렸습니다. 데일리비즈온은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송고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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