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연구팀 실험 '충격'

돼지의 목을 따서 돼지 뇌를 분리한 뒤, 적당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장치에 보관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돼지 뇌는 무려 36시간 동안 살아있었다고 ‘MIT테크놀로지 리뷰’가 26일 보도했다.

이번 결과는 실험실에서 뇌를 어떻게 손상되지 않게 보관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좀 더 확대하면 인간의 두뇌도 역시 몸과 분리된 상태에서 산 채로 유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어서 소름을 돋게 한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지난 3월 28일 뇌과학 분야에서 제기되는 윤리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열린 회의에서 나온 대화 내용을 전하고 있다.

이 회의에서 예일대 뇌 과학자인 네나드 세스탄(Nenad Sestan)은 돼지 뇌를 대상으로 한 실험내용을 설명했다. 세스탄 연구팀은 도살장에서 잡은 100마리에서 200마리 정도의 돼지 뇌를 가지고 실험했다. 펌프, 히터, 인공혈액 주머니 등을 이용해서 도살한 돼지에서 꺼낸 뇌의 혈액순환을 유지했다.

 

돼지 뇌는 살아있다. ⓒ Pixabay
돼지 뇌는 살아있다. ⓒ Pixabay

실험에서 몸뚱아리에서 분리된 돼지 뇌가 의식을 회복했는지에 대한 증거는 없었지만, 세스탄 연구팀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얻었다. 수십 억 개의 개별 세포들은 건강하게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음이 발견된 것이다.

MIT테크놀로지 리뷰 기자의 전화에 세스탄은 학술 저널에 제출한 내용에 대해서 더 이상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답변했다.

인공혈액 주머니에 넣어 인공펌프로 산소공급 

그러나 지난 봄 부터 과학자들과 바이오 윤리학자들은 예일 대학 연구팀의 결과를 놓고 폭넓은 논의를 벌여왔다. 예일 대학팀의 연구는 뇌 깊숙이 있는 실핏줄에서의 산소의 미세 흐름을 회복시키는데 대한 획기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돼지 뇌가 손상됐을 수 있지만, 세포가 살아있다면 살아있는 기관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윤리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심장이나 허파를 이식하기 위해 적출하듯이 이 기술이 죽음을 피하기 위한 기술로 잘 못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살기 위해 뇌를 냉동시키는 대신 자신의 뇌를 이식할 몸을 찾아달라는 요구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두뇌를 새로운 몸에 이식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의 정신의학자인 스티브 하이먼 (Steve Hyman)소장은 말했다.

예일 대학 연구팀이 고안한 이 브레인엑스(BrainEx) 시스템은 루프형 튜브와 붉은 액체가 흐르는 작은 저수조로 구성되어있다. 이 붉은 액체는 돼지 뇌 깊숙이 산소를 공급하게 해 준다.

미국 국립보건원 설명에서 세스탄은 이 기술이 영장류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동물에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일 대학 연구팀은 4년전부터 인간 두뇌 세포 사이의 통합적인 연결지도를 작성하기 위해 이 연구를 시작했다. 이런 뇌 연결지도는 손상되지 않은 기관을 좀 더 쉽게 추적할 수 있게 해 준다.

돼지 뇌를 몸뚱아리 외부에서 세포가 살아있는 상태로 보관하는 기술은 의학계에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을 사람에게 적용하는 연구를 시작할 것인지에 대해서 법적 윤리적 문제를 불러 일으킬 것이다.

<이 기사는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도 실렸습니다. 데일리비즈온은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송고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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