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와 포털업체, 기능과 콘텐츠 업그레이드한 '2세대' 기기로 치열한 승부...사용자 데이터 수집, 분석에 유리한 음성쇼핑 기능 추가

[데일리비즈온 신동훈 기자] 가정용 사물인터넷 시장을 놓고 업체 간의 경쟁이 뜨겁다. 특히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승부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업체들이 첫 기기를 선보이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델을 내놓으면서 2라운드 경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국내 AI 스피커 시장에선 SK텔레콤과 KT가 한 발 앞서 출발했다.

SK텔레콤은 20169월 국내 최초로 음성인식 기반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했다. 지난해 8월에는 이동형 스피커 누구미니를 후속작으로 내놨다.

SK텔레콤의 '누구'.
SK텔레콤의 '누구'.

KT는 지난해 1월엔 기가지니, 11월엔 국내 AI 기기 가운데 최초로 LTE통신 기능을 탑재한 기가지니 LTE’를 선보였다. 황창규 KT회장은 “KT의 인공지능 기술은 가장 앞서 있다. 글로벌 1등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KT의 기가지니2.
KT의 기가지니2.

하지만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자사 가정용 사물인터넷 서비스와 IPTV에 네이버 AI플랫폼 클로바를 접목한 ‘U+우리집AI’를 선보였다. 이동통신 경쟁사에 비해 출발이 늦은 LG유플러스는 가정용 사물인터넷 서비스 가입자 1위 업체라는 장점을 살리는 한편, 제휴를 통해 네이버의 기술력과 콘텐츠를 결합하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자사 가정용 사물인터넷 서비스와 IPTV에 네이버 AI플랫폼 클로바를 접목한 ‘U+우리집AI’를 선보였다. (사진: 연합뉴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자사 가정용 사물인터넷 서비스와 IPTV에 네이버 AI플랫폼 클로바를 접목한 ‘U+우리집AI’를 선보였다. (사진: 연합뉴스)

네이버는 지난해 5웨이브, 10프렌즈를 출시했다. 웨이브는 두 차례의 한정판매가 단시간에 마감돼 화제를 모았으며 수량제한 없이 판매되는 프렌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사전 예약을 통해 카카오 미니’ 3000대를 판매했다. 11월 정식판매에선 개시 9분 만에 15000대가 매진되기도 했다.

한편, 올해 들어서는 다양한 서비스들로 업그레이드된 ‘2세대’ AI 스피커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업체들이 음성 쇼핑 기능을 추가한 것이 눈에 띈다. 쇼핑정보를 통해 AI 기술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사용자의 니즈와 행동 패턴 데이터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플래닛의 ‘11번가와 연계해 11번가의 상품을 음성으로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른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지난 1월 자사 Btv 셋톱박스와 누구를 결합한 ‘Btvx누구를 공개했다.

KT기가지니2’에 롯데리아 홈서비스를 접목해 출시하는 등 상거래 기능을 강화했다. 뛰어난 음질로 호평 받았던 전작 기가지니의 하만카돈 스피커는 그대로 적용했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 제휴해 출시한 프렌즈 플러스LG생활건강, GS리테일의 제품을 할인된 가격과 당일 배송으로 구매하는 기능을 장착했다.

네이버 프렌즈는 배달앱 분야 국내 1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과 제휴해 음성 주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네이버 프렌즈에서 배달의 민족을 연동한 후 단골 가게와 선호 메뉴를 등록하면 음성 주문이 가능하다.

네이버의 프렌즈.
네이버의 프렌즈.

카카오미니도 음성 주문 기능을 제공한다. 지난달 업데이트를 통해 카카오톡 안에서 상품을 주문,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비롯해, 교통 정보, 길찾기, 택시호출, 실시간 이슈 검색어 등 카카오의 다양한 콘텐츠들도 제공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엔 출시에서 한 발 앞선 SK텔레콤과 KT가 인지도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올해는 후발주자인 LG유플러스, 네이버와 카카오가 AI 기기와 결합되는 다양한 콘텐츠들로 무장한 만큼,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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