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MOF물질 이용한 분리막 개발

바닷물에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물질들이 많이 녹아있다. 유용한 물질은 정확히 분리하면 두가지 면에서 큰 도움을 준다. 사람이 마실 수 있는 물을 공급하면서 동시에 분리된 물질을 별도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20억명이 물이 부족한 상태로 살기 때문에, 짠 바닷물을 마실 수 있는 식수로 사용하면 인류건강에 매우 큰 도움을 준다. 문제는 우리가 필요한 것을 분리해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호주와 미국의 공동연구팀이 바닷물을 걸러내는 아주 좋은 새기술을 발견했는데. 이 기술은 바닷물을 마시는 물로 걸러 내는 데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는 리튬이온배터리에 사용할 수 있는 리튬도 바닷물에서 걸러낼 수 있다.

MOF 분리막은 바닷물에서 소금을 쉽게 분리할 전망이다. ⓒ Pixabay
MOF 분리막은 바닷물에서 소금을 쉽게 분리할 전망이다. ⓒ Pixabay

 

MOF 분리막은 바닷물에서 소금을 쉽게 분리할 전망이다. ⓒ Pixabay

이것만이 아니다. 셰일가스 유정에서 석유를 걸러내고 남은 오염수에서도 리튬을 걸러낼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가능성 때문에 연구자들은 물정수의 획기적인 돌파구가 열릴지 모른다고 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기존 역삼투압 분리막의 2~3배 효율 기대

호주 미국 연구팀이 개발한 핵심은 금속유기구조(metal-organic frameworks MOFs)라는 새로운 물질을 이용한 분리막이다. MOF는 지금까지 알려진 어느 물질 보다 내표면적이 엄청나게 넓다. MOF 1그램을 펼치면 이론적으로는 축구장 하나를 덮을 만큼 넓은 표면적이 생긴다.

이같이 내표면적이 엄청나게 넓다보니 이 물질은 분자를 잡아두거나 저장하거나 배출하는데 완벽한 물질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MOF를 이용해서 탄소배출을 빨아들이는 스폰지 역할을 하거나 초정밀 화학센서로 사용하거나 정수필터로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정수할 때 역삼투압 현상을 이용한 분리막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역삼투압의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역삼투압 분리막의 구멍은 물분자가 통과하기에는 넉넉한 크기이지만, 대부분의 오염 물질이 통과하기에는 너무 작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장치가 가동하려면 물을 고압으로 밀어 넣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에너지가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MOF막은 반대로 좀 더 선택적이고 효율적으로 작용한다. 이 분리막은 살아있는 세포안에서 작용하는 ‘이온채널’에서 발생하는 ‘이온선택’(ion selectivity) 현상과 같은 원리로 작용한다. MOF 분리막은 특별한 이온은 걸러내도록 하는데, 물을 강제로 지나가도록 힘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호주 멜버른의 모나쉬 대학(Monash University)과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및 미국 오스틴 텍사스 대학(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공동연구팀은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저널에 발표했다.

모나쉬 대학 공학부의 화쳉 장(Huacheng Zhang) 박사, 환팅 왕(Huanting Wang) 교수 연구팀은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아니타 힐(Anita Hill) 박사 및 텍사스 대학 베니 프리만(Benny Freeman)교수 등과 함께 한 공동연구에서 MOF막이 유기세포막에서 일어나는 이온 선택과 같은 필터링 역할을 모방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더 발전시키면, 이 막은 아주 높은 효율로 바닷물에서 소금과 금속 이온을 분리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수자원 및 광산산업에 혁신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현재 50% 이상의 정수처리에 사용되는 역삼투압 분리막에 비해 MOF분리막은  에너지 소비를 2배에서 3배 정도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기존의 역삼투압 분리막은 생물학적 이온 채널에서 발생하는 이온선택 방식대로 가동되지 않기 때문에 큰 제한이 있다.

모나쉬 대학의 왕 교수는 “우리는 담수화 과정에 우리들의 발견을 적용할 수 있다. 현재와 같이 비용과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방법 대신, MOF 분리막을 사용하면 에너지를 훨씬 더 절약하면서도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바닷물에서 소금을 걸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리튬이온은 바닷물에 풍부하므로, 바위와 소금물에서 리튬을 추출하기 위해 현재 사용중인 비효율적인 화학적 처리방법을 대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폐수에서 배터리 원료인 리튬 분리도 가능

MOF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높아짐에 따라 아니타 힐 박사는 “이번 연구는 차세대 물질에 대한 또 다른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 대학의 베니 프리맨 교수는 “텍사스에 있는 셰일가스 유정에서 나온 물은 리튬이 풍부하다. 새로운 물질분리 기술은 셰일가스 유정에서 나온 폐수에서 자원을 발견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셰일가스 유정에서 나오는 폐수에서 리튬 분리도 기대된다.  ⓒ Pixabay

셰일가스 유정에서 나오는 폐수에서 리튬 분리도 기대된다. ⓒ Pixabay

연구팀은 ZIF-8 막과 UiO-66 막을 포함한 MOF 분리막을 개발했으며 이 분리막은 나노미터 보다 적은 기공과 옹스트롬(100억분의 1m)크기의 창 및 나노미터 크기의 구멍을 가지고 있어서 금속이온을 엄청나게 빨리 선택적으로 이동시킨다.

옹스트롬 크기의 창들이 금속 이온을 구별하는 이온선택 필터 역할을 하고, 나노미터 크기의 구멍은 아주 빠른 이온이동에 필요한 이온유도기공의 역할을 한다.

ZIF-8 막과 UiO-66 막은 LiCl/RbCl 선택성이 각각 ~4.6 및 ~1.8을 기록하는데, 이는 기존 분리막의 LiCl/RbCl 선택성이 0.6 에서 0.8 인 것에 비해서 매우 빠른 속도이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MOF분리막이 미래에 매우 효율적인 이온분리 기술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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