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통신료부담 가중 요인… KT·LGU+, 대대적인 인수반대 광고 ‘여론전’

[비즈온 박홍준 기자] ‘SK텔레콤은 나쁜 인수합병을 포기하십시오’. 최근 KT와 LGU+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은 나쁜 인수합병이라며 종합일간지, 경제신문, 스포츠신문 등 29개 주요일간지 28일자 1면에 실은 광고 제목이다.

양사가 SK텔레콤에 대항해 대대적인 여론전을 펼 정도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인수 문제를 놓고 인수반대에 공동전선을 펴고 있는 KT-LGU+와 이동통신 1위사인 SK텔레콤 간의 대립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LGU+는 이 광고에서 “SK텔레콤의 나쁜 인수합병으로 대한민국의 통신 인프라는 퇴보할 것”이라며 “엄청난 가계통신비가 SK텔레콤의 이윤으로 돌아가고 대규모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사는 그렇지 않아도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시장의 절반이상을 유지, 그동안 통신요금 문제 등을 주도하면서 거대규모의 독과점이윤을 취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온 터에 이번에 CJ헬로비전까지 인수하게 되면 통신시장의 이윤을 싹쓸이 하게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의 통신료 부담을 더욱 늘리게되는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물론 KT와 LGU+가 맹렬하게 반대하는 것은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게되면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는 이동통신 1위 기업인 SK텔레콤이 케이블업계 1위이자 알뜰폰 1위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할 경우 KT와 LGU+는 설땅을 잃게되면서 통신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이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경쟁관계을 유지해온 KT와 LGU+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에 반대하면서 이례적으로 공동전선까지 형성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KT측의 한 관계자는 “양사가 거액의 광고비를 들여 주요일간지 1면에 일제히 광고를 낸 것은 우리가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이 문제는 통신소비자들의 요금부담과 직결될뿐더러 통신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이슈인데 “국민들이나 언론이 통신사간의 밥그릇 싸움정도로 여길 정도로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알려줄 필요성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건에 대한 공정위심사보고서가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기적으로 공정위가 이 문제를 철저하게 심사하도록 촉구하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두 경쟁업체의 공세에 대해 SK텔레콤은 표면적으로는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양사의 광고여론전으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인수는 문제가 많은 것 같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자 통신분야 투자계획 발표 등으로 ‘물타기’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0일 3200억 원대의 콘텐츠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달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반대 여론이 높다는 참여연대의 여론조사를 인용보도한 4개 언론에서 해당 기사가 삭제돼 이면에서 광고를 거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결과는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가 나오게 되면 미래창조과학부가 방송통신위원회 사전 동의 절차를 밟아 인수합병을 최종 승인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조건부 승인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