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위원장, 3%이상 성장하겠다며 한국은행에 양적완화 주문…중앙은행 중립성 '흔들'

[데일리 비즈온 이서준 기자]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선거공약을 내걸어 논란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29일 돈을 풀어 3%이상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앞으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개입에 경우에 따라서는 변경을 요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은행 관계자들이나 경제전문가들은 30일 “새누리당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통화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몰라도 집권당이 총선공약으로 내 건 것은 중앙은행의 중립성인 독립성을 흔드는 행위”라며 지금까지 역대 선거에서 집권여당이 통화정책을 압박하는 공약을 내건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한은에 과감한 금융정책을 주문하는 ‘거시경제정책 운영 대전환’ 공약을 발표하면서 한은에 통화정책을 변경을 주문했다. 그는 “한은은 ‘금리를 내려도 기업투자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한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금리인하 효과가 한계에 달하자 돈을 찍어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양적완화로 일찌감치 통화금융정책 방향을 바꿨다”며 “우리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정책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시중자금이 막혀 있는 곳에 통화가 공급될 수 있도록 한국판 통화완화 정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이를 위해 한은이 산업은행 채권을 인수하도록 해 기업구조조정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주택담보대출증권을 직접 인수해 주택담보대출 상환기간을 미국처럼 20년 장기분할상환 형태로 전환시키겠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소위 '경제통'이라는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이 누구보다도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왜 필요한지를 잘 알고 있으면서 이날 회의에서 통화정책에 집권여당이 개입해 돈을 풀라, 금리를 내리라는 등의 주문을 하는 것은 통화정책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중앙은행의 존립근거를 흔드는 행위로 비판받고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화정책 변경은 필요하지만 그 결정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자율적으로 해야 한다. 총선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집권여당이 통화정책을 좌지우지하게 되면 경제를 살리고 인플레로부터 서민들을 막아주는 중앙은행의 기능이 마비돼 경제가 되레 망가지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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