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ke Lee의 「평판과 전략」

어떤 경제학 교수가 자영업자를 힘들게 하는 것은 최저임금인상이 아니라 임대료가 너무 높은 것이라며 임대료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 말이 경제학적으로 타당할까?

임대료가 높으면 임대료가 낮은 곳으로 가서 장사하면 된다. 강원도 소도시에 임대료 보증금 500에 월 1~2십만원 하는 곳에서 임차해서 영업하면 어떤가? 왜 꼭 서울에서 여러 사람들 경쟁하는 자리에 굳이 기를 쓰고 들어가려는 자영업자에게 임대료를 낮춰주라고 하는가?

임대료가 비싸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많고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 경쟁에서 어떤 이는 그 가격에 부담을 하고서라도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하고 어떤 이는 그 가격을 부담못해서 다른 곳으로 가게된다. 그 누구도 그 곳에서 장사하라고 강요한 적 없다.

결국 그만큼 수요를 낮추면 임대료가 전체적으로 내려간다. 우리나라는 전체 고용에서 자영업과 5인이하 소기업의 비중이 도합 40~50%정도 된다. 대기업의 비중은 10%정도 된다. 선진국은 자영업과 소기업의 비중이 도합 10%쯤 되고 대기업의 비중이 40~50%쯤 된다. 우리나라도 선진국들처럼 중소기업과 자영업을 보호하지 않고 자유경쟁에 맡겨놓으면 자영업과 소기업이 도태되고 결국 생산성이 높은 대기업 비중이 높아지게 돼 있다. 생산성성을 높이고 자영업과 소기업 비중을 줄이면 임대료는 떨어지게 돼 있다. 

국가가 억지로 임대료(인상율)만 낮춰봤자 돌아오는 것은 임대계약 해지나 관리비 인상 등이다. 오히려 자영업자 등 임차인에게 더 불리해진다.

국가가 할 일은 경쟁을 촉진시켜 시장의 구조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도태된 약자들을 위해 사회적안전망을 가동시키는 것이 국가가 할 일이다.  사회적안전망을 통해 경쟁에서 도태된 약자들은 아무런 불안감을 가지지 않고 안심하며 더 효율적인 곳으로 재취업해서 더 많은 소득을 올리게 된다. 이것이 선진국이 걸어온 길이다.  고도의 경쟁과 튼튼한 사회적안전망이다. 사회적안전망으로도 부족한 부분은 선별복지가 담당한다.

임대료는 수 많은 시장 참여자가 서로 자유롭게 합의한 결과다. 이미 형성된, 모두가 수용해온 질서다. 경제적으로 아무도 불만이 없고 그 누구도 억압받지 않은 스스로의 선택의 결과다. 임대료가 부담된다고 하면 부담되지 않는 수준으로 싼 임대료가 형성돼 있는 촌 동네에 가서 장사하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은 피할 방법이 없다. 최저임금 인상을 그대로 수용해야만 한다. 자영업, 소기업에게는 당연히 임대료가 아닌 최저임금이 결정적인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미 모두 합의한 질서와 갑자기 강제되는 규제 속에서 어느 것이 자영업자와 소기업자를 힘들게 할 것인지는 자명하다.  

자영업자의 열악해진 처지에 대해 높은 임대료 탓을 하는 그 경제학 교수는 평소 "21세기에는 신경제 시대가 도래해서 산출물이 대량으로 나오니 이제 신경제 시대에는 희소성의 개념을 경제학에서 없애버려야 한다, 콩 한 쪽도 나눠먹으면 되기 때문에 희소성의 원칙은 필요없다 "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는 위인이다.

공급이 많으니까 희소성의 원칙은 폐기해야 한다니... 콩 한 쪽도 나눠먹는다? 그래 두 사람이 한 쪽을 나눠먹을 수는 있다 쳐도 열사람이 몰려 들면 어떻게 되나? 도대체 '희소성'이라는 개념이 없는 경제학이 있을 수가 있나? 

희소성이 폐기된 고매한 경제학으로 과연 서민과 경제적 약자가 이로워질까? 천만의 말씀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을 곱게 포장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진정 서민과 경제적 약자들을 위한다면 선진국의 사례를 잘 살펴보시길 바란다.  고도의 경쟁과 튼튼한 사회적안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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