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산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미국 소비자 피해 우려 하고 있어

▲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LG세탁기 가격이 약 50불정도 오를 것 같다는 월스트릿저널의 보도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정부가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패널에 대해 각각 첫해 50%, 30%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세이프가드를 결정했다.

세탁기관련 우리의 피해 수준은 삼성전자의 경우 3.5억 달러(17년 영업이익의 0.7%수준), LG전자의 경우 0.5억 달러(17년 영업이익의 1.5%수준) 정도로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태양광의 경우는 한화큐셀, LG전자 등 우리기업의 미국수출액이 약 12억 달러 정도인데 이 금액의 최대 30%인 3억여달러정도를 피해액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우리가 피해를 보면 당연히 상대적으로 미국의 이익이 있어야 하는데 미국 여론의 반응과 전문가들의 예측이 그렇지 않다.

우선 세탁기의 경우를 보면 삼성, LG등 우리 세탁기의 미국시장에서의 매출신장은 월풀 세탁기보다 앞선 제품력(기능성, 디자인, 편의성 등)이 원인으로서 그동안 미국 내에서 호평되어왔다.

이번 세이프가드로 인해 미국 여론의 관심은 월풀 세탁기의 반사적 판매증대나 관련 고용창출이 아니라 당장 한국산 세탁기의 가격이 오를 것 같다는 염려다. 즉, 미국 소비자이익의 감소를 지적하고 있다.

태양광패널의 경우는 생산재인 만큼 그 반응이 세탁기와는 조금 다르다.

23일자 로이터통신은 미국 태양에너지산업협회(US Solar Energy Industries Association)의 관계자를 인용 이번 세이프가드조치로 인해 태양광패널 생산인력의 신규고용보다는 태양광패널의 가격인상으로 인한 미국 태양광산업의 전체적인 위축과 이에 따른 태양광패널 ‘설치’ 인력의 해고로 이어질 거라는 우려와 전망을 했다. 미국의 태양광산업관련 종사 인원이 약 26만 명 정도인데 대부분이 패널의 제조보다는 설치와 관련되어 있다는 현실을 기초로 한 설득력 있는 분석이다. 그래도 이익이 예상되는 패널생산업체인 미국 Suniva사와 SolarWorld사의 경우도 그 본사가 홍콩과 독일이란 지적이다. 이번 트럼프대통령의 세이프가드가 실질적으로 뭔 'America First'냐? 라는 뜻이다. 다른 패널생산업체들도 증가되는 자사의 이익보다는 태양광산업 시장 자체의 축소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쯤 되면 세이프가드 발동의 전제가 되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외국제품의 수입규제라는 면에서 맞지 않다. 

트럼프대통령과 백악관이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는 분명 바보는 아니다. 외견으론 미국노동자를 위한 정책이라고 주장하며 서명했지만 그의 속내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제스처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분명히 피해를 입고 있는 우리의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국제관계의 대원칙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tit for tat)이다. 우리 국력이 미국과 비교할 순 없지만 공식적으로 WTO 제소, 미국과의 협상 등은 기본이다. 또한 이런 억지스런 정치적 세이프가드에 맞서는 방법으로 우리도 정치적으로 비슷한 시도를 해야 한다. 그것도 미국산 자동차나 쇠고기같이 정치적으로 홍보효과가 큰 부문을 말이다. 또한 미국 테네시 주의 LG공장 투자(2.5억 달러)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삼성공장 투자(3.8억 달러)등의 사안도 결국 이런 억지 세이프가드와 연계될 수밖에 없다는 인상을 미국 여론에 줄 필요가 있다. 이 두 주(state)가 공화당 주도지역이니 효과가 없진 않을 것이다.

앞으로가 문제다. 만일 우리 대응이 소극적이고 그래서 트럼프대통령이 한국을 상대로 역시 고분고분하다고 생각하고 정치적 재미를 봤다고 판단한다면 앞으로 이런 억지 세이프가드의 확대는 불문가지(不問可知)다. 트럼프대통령이 정치적으로 그의 공약인 America First를 보여주는 게 필요할 땐 그 대상을 누구로 삼을까? 일본이나 중국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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