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사순컬렉션’ 코앞이어서 다시 복귀 가능성…네티즌 “오너부터 바른 인성 갖춰야”

[비즈온 엄정여 기자] 유명 프랜차이즈 미용실 준오헤어가 황석기(57) 최고경영대표(COO)의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황 대표를 보직 해임하기로 했다.

현재 전국 109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준오헤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직영 매장을 가지고 있는 헤어 프랜차이즈업체다.
 
강윤선 준오헤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 사과의 글을 통해 “덕성여대 강의에서 논란이 생긴 준오헤어 COO인 황석기 대표에 대해 학생 여러분과 함께 꿈을 나누며 따르고 있는 2,500명의 준오헤어 가족들, 고객님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태의 책임을 물어 오늘자로 황석기 대표를 보직 해임한다”고 밝혔다.

또 “준오헤어는 창사이래 수많은 여성 직원들의 꿈을 향한 부단한 노력들로 이 자리에 이렇게 서 있다. 현재도 전체 직원들 둥 77%가 여성 직원들로서 그들의 강력한 리더십과 성공담은 후배 여성 꿈나무들에게도 큰 비전이 되고 있다”며 “여성 존중에 대한 준오헤어의 창사 원칙과 기준에 비추어 볼 때 황 대표의 강의 내용은 적절하지 않았다. 황 대표 스스로도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며 이에 대해 이미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저는 준오헤어의 여성에 대한 존중 원칙에 대한 일관성을 지켜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준오헤어의 진심과 정성을 지키기 위해 저는 이 사태에 책임을 물어 황석기 대표를 보직해임한다”며 “지난 10여 년간 준오헤어를 이 자리에 있게 해주신 분이지만 준오헤어의 원칙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사과했다.

황 대표는 지난 9일 덕성여대 교양 강의인 ‘우머노믹스: 여성 기업가 정신과 창업’과 ‘벤처창업 현장 실습’ 두 강좌의 특별 초대강사로 강연하던 중 “여자는 리더십과 팔로우십이 없다. 여자들은 회식 자리에서 소주를 먹지 않고 백세주 같은 술을 시키더라. 남자는 대기업 아들이라도 군대 가서 이등병부터 시작하는데…(그래서 팔로우십이 있다)”, “여자들은 사회성이 부족하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준오헤어’를 알면 손들어보라고 한 뒤 “들어만 보고, 비싸서 못 가봤죠?"라고 무시하는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황 대표는 “미흡한 강의로 인해 상처받은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황석기 대표는 1959년생으로 CJ그룹 인재원 원장과 신규사업담당 상무를 역임한 바 있으며,  2005년 준오헤어와 인연이 닿으면서 미용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강윤선 대표가 CJ그룹에 강의를 하러 갔다가 인연이 돼 업계 최초로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 강 대표와 함께 상호보완관계를 유지하며 회사 성장을 이끌어왔다.

황 대표가 이러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SNS에서는 “터무니없이 미용가격 올려놓고 비싸서 가지 못했다는 그런 비인격적인 말을 쏟아내는 사람은 댓가를 치러야 한다”, “강윤선 대표는 대단한 내공을 가진 사람 같았는데, 밑에 월급쟁이 사장은 너무 내공이 없는 사람이구만”, “여성뿐만 아니라 본인 빼고 다 비하하는 듯 하다. 저게 사과냐? 사과에서 기분 나쁨이 느껴진다. 그렇게 말할 거면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자기 회사도 아니었으면서 여자가 세운 회사에서 여자 돈 받기 분했나?”, “보직해임이면 해임도 아니네. 본인은 경솔한 행동에 대한 벌 받은 거고, 난 하여튼 준오헤어는 안갑니다” 등의 항의성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이어 “흥미를 위해서 그랬다는데 흥미를 위해 가치를 버렸다. 주 고객이 여성인 곳에 대표가 저딴 이야기를 했다니...”, “여자 소비자 대상으로 하는 사람이 이런 말 하는 거 보면 머리가 멍청하네. 이런 거 보면 멍청한 건 성별문제 이전에 그냥 개인의 지성문제인 듯”, “손님 반 이상이 여자고 CEO도 여자고 직원도 여자에 여대 가서 저딴소리를 했다니 여자한테 엄청 큰 자격지심 있는 걸로 밖에 안보인다”, “준오헤어는 남자들만 이용하는 곳인가보다. 여성인 나는 갈 일이 전혀 없겠다”, “준오헤어 빠이, 절대로 안갈게요. 고마워요 인성 보여줘서”, “보직해임 말고 해임시켜야 한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들이 주를 이루었다.

인터넷에서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악화되자 준오헤어는 발 빠르게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공지했다. 그러나 여성비하 발언과 관련된 논란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준오헤어는 몇 번의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통해 거액의 탈세혐의로 세금을 토해낸 바 있다. 준오헤어의 성공 뒤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제때 밥도 못 먹고 한달에 50만원도 못 받으면서 일한 댓가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며 “여자 없이는 아무것도 안되는 세상에서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오너가 10년 넘게 한 브랜드를 이끌어왔다는 것이 부끄럽다”고 밝혔다.

준오헤어는 오는 4월 19일 ‘2016 사순 컬렉션 세미나(Sassoon Collection Seminars)’를 개최한다. 사순 아카데미가 주최하고, 사순 아카데미 스쿨커넥션 멤버인 준오헤어가 주관하는 행사로 사순 아카데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팀을 초청해 최신 트렌드를 발표하고 그에 따른 테크니컬 지식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 큰 행사를 앞두고 일할 사람이 없는데 과연 보직해임건이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편 강윤선 대표가 한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첨 ‘미용은 사람장사’다. 강 대표는 “고객은 자신이 찾은 가게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다시는 오지 않는다. 고객을 더 붙들고자 하면 그 고객의 머리를 만지는 사람 교육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리더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직원들에게만 교육과 인성을 강조하지 말고, 내부 직원들을 교육하는 오너부터 바른 인성을 갖춰야 함이 옳다.

[사진출처 = 준오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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