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저축성보험 가입하면 원금 2배로 불려주겠다 속여…부진한 영업에 큰 타격 우려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외국계 생보사인 메트라이프가 최근 고객이 빠져나가 곤혹스러운 가운데 소속보험설계사가 거액의 고객 돈을 편취한 ‘사기극’을 벌여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으면서 영업부진이 가속화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와 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메트라이프 설계사 박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고객들에게 만기 10년 저축성 보험에 가입하면 3년 후 원금을 두 배로 불려 주겠다고 속여 총 44억 7천여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의 자수로 이 사기극은 모습을 드러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본인이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왔다. 피해자 고소는 그 이후에 접수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씨가 심리적 압박 때문에 자수를 한 것 같다. 박 씨는 보험왕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고객을 상대로 목돈을 만들어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씨는 고객을 안심시키기 위해 보험왕이라고 속였지, 이 생보사에서 보험왕을 지낸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메트라이프 측은 "보험왕이라고 많이 보도됐지만 연도대상은 오래전 폐지해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B씨는 MDRT(7000만원의 수입을 올린 설계사만 가입 가능한 협회)멤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씨가 경찰 진술에서 TOT(Top of Table)에 3번이나 선정돼 ‘보험왕’이라고 진술한 데 대해 “그분 진술이지 우리 회사 보험왕이 아니다. 그분은 회사에서 ‘1등’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소속 지점의 1등 판매사원인지 MVP사원인지 파악이 안 된다”고 밝혔다.

메트라이프 측은 박씨가 메트라이프의 보험설계사로 고객과 계약해 보험상품을 판매했을 경우 메트라이프 측의 책임문제와 관련해  “보험상품 판매에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다. 만약 불완전 판매가 이뤄졌다면 선의의 피해자들에게 회사 차원의 보상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회사에서 파악한 바로는 보험상품 판매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특히 박 씨가 고수익보장상품 가입을 권유하면서 보험가입자수를 늘렸다고 진술한데 대해  “고수익 보장상품은 보험사에 없다. 보험협회 공시이율만 봐도 고금리 이자를 줄 수 없다. 개인적인 투자 상품을 소개하고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 "많은 피해자들이 설계사 말만 믿고 회사 영수증을 받지 않거나 회사 통장이 아닌 개인 통장으로 입금하고 경우에 따라서 현금으로 돈을 건네 사기당했다는 분명한 증거를 제시할 수 없는 한 소송을 해도 사기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넘친다"면서 가입자들이 보험설계사들과의 계약체결시에 정관을 꼼꼼히 살피는 것은 물론 해당보험사의 영수증을 확실하게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메트라이프측은 최근 보험영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 사기사건에 따른 이미지 실추로 영업이 악영향을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최근 ING‧PCA‧메트라이프생명 등 3개 외국계 생보사의 영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협회자료에 따르면 이들 생보사의 해지‧효력상실 건수가 신계약 건수보다 많아  새로 유치한 고객보다 이탈한 기존 고객이 많은 셈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의 경우 지난해 신계약 건수는 17만848건으로 계약 해지‧효력상실 건수(17만5928건)보다 2.8%(5080건) 적었으며 올해들어서도 이런 추세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NG생명(대표 정문국)도 해지‧효력상실 건수가 17만2831건으로 신계약 건수(16만6621건)에 비해 3.6%(6219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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