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처장 "학교안에서는 헌법이 적용되지 않아" 헌법보다 학칙 우선

▲ 한동대학생들이 만들어 페이스북에 공유한 카드뉴스 일부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기독교계 사립대학 한동대가 교내 학술 동아리가 주최한 성매매 관련 강연을 저지하려고 학생들과 대립하다 관련 교수와 학생들에게 무더기 징계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12월 7일 한동대의 학술 동아리 '들꽃'은 성매매를 노동으로 볼 것인지와 관한 강연을 기획해서 강사를 기다리고 있던 중 학생처장으로부터 갑자기 '강연불가'통보를 받았다.

학생처는 '시험기간 중에는 학생활동 금지'라는 학칙을 내세웠지만  학생들은 해당 학칙 조항이 사문화되었는데다가 강연을 학생처가 사전에 승인한 강연이라는 점을 들어 학생처의 강연불가 통보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학생처장이 학생들을 처장실로 불러서 사리에도 맞지 않는 말을 하면서 학생들을 조롱하고 징계를 내리겠다고 협박했다.

학생들은 헌법에 보장된 사상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 등을 주장했지만 학생처장은 학교 안에서는 학칙이 적용되고 헌법보다 학칙이 우선된다는 억지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학생들이 강연을 강행하자 조모 학생처장과 최모 교목실장 등은 피켓을 들고 강의실 안에까지 들어가 시위를 벌였다. 피켓에는 ‘학생들에게 자유섹스하라는 페미니즘 거부하라’ ‘하나님이 세우신 가정윤리 파괴하는 페미니즘 반대한다’고 적혀 있었다.

학교 측은 14일 학생지도위원회를 열어 학생들을 징계하기 시작했다. 강연을 주최한 ‘들꽃’ 회원 3명은 물론, 강연을 듣고 SNS에 후기를 올린 학생 등 일반 참석자 2명까지 징계위에 회부됐다.  징계위에 참석한 한 교수는 학생들을 제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학교 측은 강연을 듣고 감상문을 제출하는 학생에게 추가 점수를 주겠다고 한 나윤숙 국제어문학부 교수에 대한 징계도 개시했고 '들꽃'의 지도교수로 알려진 김대옥 국제법률대학원 교수는 재임용거부 통지를 내렸다.  

김 교수는 해고 전날 열린 교원인사위에서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들꽃 지도교수 아니냐”는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교수의 해임처분이 알려지자 한동대 교수협의회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항의서한을 내고 “교수·학생에 대한 마녀사냥식 사상검증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학생들도 "한동대 학생 부당징계 및 인권침해 반대 공동대응"이라는 모임을 결성하고 한동대 측의 행위를 규탄하며 SNS를 통해 한동대의 인권침해 사실을 알렸다.

한동대측은 아직까지 징계와 인사 처리를 재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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