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득 국기원장 조카 음서제 채용 이후 국기원과 우리은행 거래 폭증

▲ 심상정 의원이 공개한 우리은행 음서제 채용비리 리스트

우리은행의 '음서제' 채용비리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심상정 의원이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 지난 해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 현황이 담긴 내부문건을 공개하면서 우리은행의 음서제 채용비리 파문이 일었다.

심 의원이 공개한 문건 리스트에는 이상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의 자녀부터 국기원 원장, 국정원 직원, VIP 고객, 모 대학 부총장, 모 병원 원장, 기업 간부의 자녀, 친인척들 16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전원 합격한 것으로 알려져서 '음서제'라는 비판을 받고 청년들의 깊은 좌절감과 배신감을 자아냈다.

우리은행 한 센터장이 추천한 것으로 적혀있는 한 고객 자녀의 경우 ‘비고’ 란에 ‘여신 740억원’, ‘신규 여신 500억원 추진’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도 했다. 또, 리스트에 포함되어 최종합격 됐던 아무개 씨는 채용 이후 일과시간 무단이탈, 팀 융화력 부족, 적극성 결여 등을 이유로 사내 인재개발부의 특이사항 보고에도 올랐던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지난 해 우리은행 하반기 공채에는 1만 7천여명이 지원해 200여명이 채용되어 85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채용비리가 밝혀진 것을 계기로 금융기관과 공기업들이 블라인드 채용방식을 전반적으로 확대하는가 하면, 서류와 면접 전형에 외부평가기관을 참여시키기로 하는 등 채용 전형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진 채용비리는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강원랜드 등 다수의 기관, 회사들이 채용비리를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채용비리에 가담한 국기원이 우리은행과 수상한 거래관계를 가진 것도 드러났다. 

24일 국기원이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6월 오현득 국기원장이 취임 이후 국기원의 우리은행 예금 액수가 크게 늘었다. 오현득 국기원장의 조카는 이번에 우리은행 채용비리 당사자다.

2015년 말 국기원의 센터건립기금 및 발전기금 현황에서 총 102억4736만원의 기금 중 우리은행은 24억5406만원이었다. 국민은행은 28억8391만원, 외환은행은 29억5777만원, 신한은행은 5억645만원이었다. 

2016년 말 기금 내역을 보면 우리은행과의 거래가 크게 증가했다. 기금액 총 103억9195만원 중 우리은행은 54억5281만원으로 절반 가량 늘었다. 신한은행은 5억1335만원, 국민은행은 29억3430만원, 하나은행은 14억9146만원이었다. 올해 2분기 내역을 보면 기금잔액 74억7888만원 중 우리은행이 69억6551만원을 차지했다. 

우리은행 채용비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전체 공공 기관에 대해 전수(全數)조사를 해서라도 채용 비리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주기 바란다"며 "이번 같은 총체적 채용 비리가 재발한다면 해당 공공 기관과 함께 주무 부처도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탁자와 채용 비리를 저지른 공공 기관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형사 책임과 민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당사자에 대해서도 채용을 무효화하거나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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