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해외 계열사 내부거래 규모 4년새 48조원 가까이 급증
일감몰아주기 규제 모면 의혹…삼성전자 해외 내부거래액 가장 많아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 ⓒ포커스뉴스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10대그룹의 해외계열사 내부거래 규모가 4년새 48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해기 위해 내부거래 일감을 해외로 돌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국내 계열사의 내부거래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29일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자산 상위 10대 그룹의 계열사 간 상품과 용역거래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계열사의 평균 내부거래 비율은 2011년 14.9%에서 2015년 13.0%로 1.9%포인트 낮아진 반면 해외 계열사는 25.7%에서 30.3%로 4.6%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10대 그룹의 총 매출은 934조4000억원에서 949조7000억원으로 1.6% 증가했다.

4대 그룹의 해외계열사 내부거래액을 보면 삼성그룹은 해외계열사 내부거래액이 2011년 108조1000억원에서 2015년 147조1000억원으로 39조원(36.1%) 증가했다. 내부거래 비율도 39.9%에서 54.1%로 14.2%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그룹의 국내 계열사 내부거래액은 35조3000억원에서 19조6000억원으로 15조7000억원(44.4%)이 감소했다. 내부거래 비율도 13.0%에서 7.2%로 5.8%포인트 낮아졌다.

현대자동차 그룹도 해외계열사 내부거래액이 36조3000억원에서 47조3000억원으로 11조1000억원(30.5%) 늘어난 반면 국내 계열사의 내부거래액은 32조2000억원에서 30조9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4.2%)이 줄었다.

SK그룹은 해외계열사 내부거래액이 30조9000억원에서 32조원으로 3.6% 늘었다. 국내 계열사 내부거래액은 33조9000억원에서 33조3000억원으로 1.8% 줄었다. 해외계열사와 국내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율은 2015년 각각 23.2%와 24.2%로 2011년보다 1.8%포인트, 0.7%포인트 높아졌다.

LG그룹은 국내외 계열사 내부거래액이 모두 늘었다. 해외 계열사 내부거래액은 45조2000억원에서 46조5000억원으로 2.9%, 국내 계열사 내부거래액은 15조5000억원에서 16조8000억원으로 8.8% 증가했다. 해외계열사와 국내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율도 각각 40.7%와 14.0%로 0.3%포인트와 0.9%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10대 그룹 가운데 해외계열사 내부거래액이 감소한 곳은 GS그룹과 두산그룹뿐이다. GS그룹과 두산그룹의 해외계열사 내부거래액은 각각 7조3000억원과 1조6000억원으로 5조원(40.3%), 8000억원(32.7%) 각각 줄었고 비율도 낮아졌다.

개별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장 많이 늘어났다. 해외 내부거래액이 2011년 97조3000억원에서 2015년 115조7000억원으로 18.9% 증가했다. 삼성은 내부일감이 해외계열사로 넘어가면서 직원 수도 큰 폭으로 감소, 2011년 말 10만1970명에서 2015년 9만6898명으로 5072명이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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