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정책기조 따라 공공 이어 민간부문까지 잇따라 '비정규직 제로' 대열 합류

▲문재인 대통령 ⓒ포커스뉴스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공공에 이어 민간까지 확대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사기업들도 새 정부의 정책방향에 적극 동참하고 있어 일자리 정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6일 재계 등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이후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한 인천공항공사에 이어 민간부문에서 비정규직 대책을 발표, 잇달아 정규직화 계획을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신세계 등 대기업들은 새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고용 확대와 정규직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지난 25일 ‘롯데 가족경영·상생경영 및 창조적 노사문화 선포 2주년’ 기념식에서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은 “향후 5년간 7만 명을 신규 채용하고 3년간 단계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1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편의점 체인인 ‘위드미’는 우수 가맹 경영주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국내 편의점 가맹 경영주를 본사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건 위드미가 최초다. 정규직으로 선발되는 점주사원들은 점포 운영관리 노하우를 본사 직원 및 가맹경영주와 공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자기 점포를 유지하면서 본사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의 급여와 종합검진·학자금 지원 등 본사 직원들과 동일한 복리 후생 혜택을 받게 된다.

SK그룹 계열사 SK브로드밴드는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던 인터넷설비, 콜센터직원 등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23일 이사회에서 자회사를 설립해 하도급 협력업체 직원 5200여 명을 정규직을 고용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자회사는 ‘홈앤서비스주식회사(가칭)’로, 자본금 460억원의 100% 자회사며 오는 6월 중 설립된다.

블랙야크는 본사 소속 직원들의 100% 정규직화를 이뤄냈다. 본사 임직원 300명 중 20여 명의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던 블랙야크는 이 중 정년퇴직 후 기간제로 재취업한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에 대해 지난 25일 정규직 전환했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들은 주로 기능직 종사자들이며 물류 담당과 판매 사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도 정규직 전환에 가속도를 붙이며 정부 정책에 협조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범농협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계열사 비정규직 5245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다. 주로 농협은행과 하나로마트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 농협은행의 경우 1만6000여 명의 직원 중 3000여 명, 하나로마트는 직원 2400명 중 계산원 등 1500여 명이 비정규직이다. 농협중앙회와 계열사의 총 직원 수는 3만5000여명으로 계약직 등 비정규직은 7700명이다. 이 중 퇴직 후 재취업자나 자발적인 파트타임 직원 등을 뺀 5245이 정규직화 될 예정이다.

씨티은행은 현재 전담텔러(창구직원) 300여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다. 박진회 행장은 지난 16일 사내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일반사무 전담직원과 창구직원 약 300여명에 대해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씨티은행은 그동안 정규직 채용 인원의 20%가량을 시험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나, 이번에는 무기계약직 전원을 시험 없이 일괄적으로 전환한다. 이번 전환이 마무리되면 전문직 혹은 전문 계약직을 제외한 대부분 직원이 정규직이 된다.

신한은행은 기간제 근로자 781명 중 전문계약직과 전담관리직을 제외한 140~150명 사무인력에 대해서 정규직 전환을 검토 중이다. 올해부터 기간제로 채용해온 사무직은 정규직 형태로 채용할 방침이다. 비정규직의 대다수가 변호사 등 전문계약직과 퇴직 후 재채용된 전담감사여서 정규직 전환 대상은 비교적 많지 않다.

이와 함께 예금보험공사·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다수 금융 공공기관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경제정책은 일자리로 시작해 일자리로 완성된다’고 공언해 온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에 공공과 민간이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새 정부 일자리 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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