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체제 돌입한 황창규 회장, 새 정부 출범에 중도 퇴진론 '솔솔'

▲황창규 회장 ⓒ포커스뉴스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최근 연임에 성공한 황창규 KT 회장이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권 교체기마다 역대 수장도 교체된 KT의 흑역사가 이번에도 되풀이 될지 주목된다.

1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3년 연임에 성공한 황 회장의 중도퇴진 가능성이 KT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최순실게이트 연루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해 연임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향후 정권 교체가 황 회장의 임기 유지 여부에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KT는 과거 공기업이었다가 지난 2002년 5월 민영화됐음에도 역대 정권교체기마다 수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중도 퇴진했던 흑역사를 안고 있다. 민영화 이후 연임에 성공했던 남중수·이석채 회장은 모두 정권 교체 이후 검찰 수사를 받다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옷을 벗는 불명예를 안았다.

정권 교체 후 황 회장의 거취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국정농단 사태를 촉발한 최순실게이트 연루돼 낙하산 인사, 부정 청탁, 일감 몰아주기 등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KT는 지난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18억원을 출연했으며, 최순실 씨 측의 요구를 받고 차은택 씨 측근인 이동수 씨와 신혜성 씨를 KT의 광고담당 임원으로 채용했다. 이후 최순실 씨가 실소유한 신생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가량의 광고를 발주한 사실도 드러났다. KT 새노조와 시민단체,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순실 부역자’라는 비판과 함께 황 회장의 연임을 극구 반대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 연임에 성공한 황 회장은 지난달 28일 공식석상에서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된 데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이날 열린 ‘KT 코포레이트데이(기업설명회)’에서 그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회사 경영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주주와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교훈삼아 앞으로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투명한 경영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 회장의 사과가 당시 유력 대통령 후보들이 ‘적폐 청산’을 공언했고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있다. 황 회장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털고 남은 임기를 반드시 채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의견이 업계 중론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건 ‘4차산업혁명위원회’ 설치 공약이 실현되면 KT가 육성 중인 4차산업 관련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 등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정윤회 문건 사건 등에 대한 재조사 방침을 세우면서 적폐청산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다. 각종 논란 속에서 연임에는 성공했지만, 최순실게이트 연루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해 황 회장의 임기 유지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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