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진출 20년 만에 적자투성 중국사업 연내 접기로 결정
롯데마트, 사드보복으로 매장 '올 스톱'상태 사업영위 불가능

ⓒ이마트·롯데마트

[데일리비즈온 이동훈 기자] 국내유통사 중에서는 가장 먼저 중국 유통시장에 발을 디딘 이마트가 20년 만에 중국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중국에 진출한 이후 시장여건의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해온 데다 최근 한·중간의 사드갈등으로 영업전망도 어두운 편이어서 완전히 봇짐을 싸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 역시 그룹의 사드부지 제공 결정 이후 중국당국이 노골적으로 보복을 단행하면서 대부분의 중국 내 매장들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데다 앞으로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지가 불투명해 중국 내 유통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국내 양대 유통사는 중국시장에서 큰돈을 벌 것으로 예상하고 중국시장에 진출했으나, 현지적응에 실패하고 사드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나 적자만 잔뜩 짊어지고 시장을 떠나는 신세가 됐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중국유통 사업이 진출한 이후 적자만 쌓일 뿐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미 지난 2011년부터 중국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한때 27개에 달했던 매장을 7개로 줄였다.

이마트는 이들 매장도 매장별로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장사가 안 되는 편이라며, 이달 말 임대 계약이 끝나는 상하이 라오시먼점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다는 방침이다. 뿐더러 이후 남게 되는 루이홍점, 무단장점, 난차오점, 창장점, 시산점, 화차오점 등 6개 점포도 장기 계약에 따른 임대료 정산 문제, 고용 문제 등의 협의가 끝나는 대로 연내 문을 닫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가 한동안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중국사업을 완전히 접기로 한 것은 중국의 배타적 문화에 따른 현지화 실패, 높은 점포 임차료 부담, 입지 선정 실패, 중국 경기 둔화 등 시장에 대한 준비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4년 이후 적자폭은 다소 줄기는 했지만, 최근 3년 간 누적 적자만 거의 1000억 원에 달했다. 그래도 흑자전환 가능성이 있으면 매장을 유지할 방침이었으나 그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마트가 중국 유통사업에 종지부를 찍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의 전방위적인 사드보복은 사업전면 철수에 결정적이었다. 중국당국이 소비자들에 대해 반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면서 한국산 상품이나 매장에 대한 불매운동을 부추긴 것은 이마트로 하여금 더 이상 중국시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마트는 그렇지 않아도 만성적인 경영난에 허덕여 온 탓에 사드보복으로 더 이상 출혈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굳히게 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이마트와 달리 중국당국의 사드보복으로 타의적으로 중국에서 유통사업을 더 이상 영위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 롯데마트 99개 지점 가운데 약 90%(87개)가 중국 당국의 강제 영업정지(74개), 불매 운동 등에 따른 자율휴업(13개)으로 문을 닫았다. 나머지 문을 연 10여 개 점포에도 중국인 손님의 발길이 끊어져 사실상 중국 롯데마트는 현재 거의 '올 스톱' 상태다.

롯데에 따르면 3월 사드 관련 영업손실은 500억 원, 4월 들어 15일까지 보름만의 영업손실만 750억 원으로 집계됐다. 3~4월 통틀어 약 20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올해 연말까지 10개월 동안 영업손실은 1조 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롯데측은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 증자와 담보 대출 등으로 마련한 중국 영업지원 자금도 날거의 날린 상황이며, 사드보복 문제가 완화되지 않는한 중국의 유통사업은 저절로 없어지게 될 운명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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