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시니어세대 구매력 늘자 실버화장품시장에 주력…국내선 전용 제품 아직 없어

[비즈온 심은혜 기자] 인구 고령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세계 기업들은 실버세대를 겨냥한 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국내 화장품기업들은 이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실정이다.

전 세계 실버산업 규모는 2020년경 약 15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UN도 전 세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15년 6억 명에서 2030년에는 9.9억명, 2060년 18.4억명으로 급증하며 고령층 대상제품과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60년 60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37.1%로 전 세계 평균(18.1%)의 두 배를 웃돌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나,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아직도 실버산업과 관련된 준비 실태는 미비한 실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해 고령친화산업(의약품, 식품, 화장품 등)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버산업 진출 동향을 조사했으나 ‘실버산업에 진출했다’는 기업은 11%에 불과했으며, 64.6%의 기업은 ‘향후에도 진출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웃나라 일본은 고령화시대를 맞이해 시니어를 겨냥한 실버화장품시장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코트라가 발표한 2015년 일본 화장품 시장 주요 트렌드에 의하면 일본 화장품 전문 주간지 ‘주간화장’은 2020년에는 일본 전체 여성인구에서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전했다. 또한 50대 이상의 화장품 구매 금액은 전체 시장의 약 절반인 1조 5000억 엔에 달한다. 이에 일본 화장품업계는 실버세대를 중요한 소비자로 인식하고 고령층을 공략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화장품기업 시세이도는 노인여성 6000여명에 대해 2년 넘게 실시한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피부에서 모발까지 커버하는 종합 브랜드 PRIOR를 선보였다. 

Kao사는 2011년도에 이미 50대 이상을 위한 메이크업 브랜드인 Sofina Primavista Dea를  출시했으며, 카네보는 50대 이상 브랜드인 COFFRET D'OR GRAN을 2014년에 선보였으며, FANCL은 2014년 12월에 50대 이상을 위한 메이크업 제품 ‘엑설런트 리치’를 출시하며 50대 이상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이미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도 주력 소비계층으로 자리매김한 고령층을 위한 화장품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 로레알 모델로 활약했던 헬렌 미렌(사진 로레알 유튜브)

외국 화장품업계에는 오래 전부터 구매력 있는 시니어 세대를 겨냥한 ‘할머니 모델’을 기용하고 있다.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모델은 10년 전부터 할머니 모델을 내세웠다. 2006년 다이앤 키튼(70세)을 모델로 발탁해 화제를 모았으며, 헬렌 미렌(70세), 수잔 서랜든(69세)을 모델로 기용해왔다. 색조 브랜드 맥(MAC)과 나스(NARS) 역시 카트린 드뇌브(72세), 샬론 램플링(70)을 모델로 기용해 화제가 된바 있었다. 

그러나 국내는 아직 ‘할머니 모델’이 화장품모델로 나선적은 없으며, 국내 화장품기업들은 브랜드 모델 대부분을 젊은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역시 실버세대를 겨냥한 뚜렷한 상품은 내놓지 않고 있다.  

▲ 코바코 2015년 트렌드 및 소비자 분석

앞으로 구매력이 높은 실버세대가 소비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며, 실버화장품 시장이 급부상 할 것이라는 전망가운데 아직까지 화장품업계는 실버화장품과 관련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발표한 2015년 소비자행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주목해야 할 소비자로 ‘액티브 시니어’를 선정했다. 

액티브 시니어는 은퇴이후에도 하고 싶은 일을 능동적으로 찾아 도전하는 50~60대를 지칭한다. 넉넉한 자산과 소득을 바탕으로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문화 활동을 즐기어는 시니어를 말한다. 

▲ 코바코 2015년 트렌드 및 소비자 분석

특히 액티브시니어는 외모를 가꾸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2015 소비자행태보고서에 의하면 액티브 시니어의 약 67%가 외모를 꾸미기 위해 돈을 지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답변했으며, 30~40대보다 외모에 더 신경 쓰고 있었다고 답했다.

▲ 코바코 2015년 트렌드 및 소비자 분석

또한 이들의 월평균 카드 사용액은 177만원으로 30~40대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나 다른 세대보다 여유로운 소비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업계관계자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며 실버산업 비중이 점점 확대되는 상황이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실버산업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 고령화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우리는 실버산업 육성은 필수다. 앞으로 국내 고령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확대해야하며, 이와 관련해 정부와 함께 화장품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사진출처 = 코바코, 코트라, 로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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