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웰스토리, 이재용 구속후 두번째 노조 설립…'이재용 재판'으로 삼성 무노조경영 변할까?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최순실게이트’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것을 계기로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변화가 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현재 뇌물죄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고 있는 데 따라 앞으로 ‘삼성공화국’으로 대변되는 삼성의 기업문화는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기업문화에 변화가 일게 되면 노동3권과 노조를 인정하는 움직임이 일 것으로 관측한다.

새 정권이 들어서게 되면 외압에 의해서도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수정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삼성노조 설립이 잇따를 전망이어서 삼성의 무노조 경영 방침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삼성에 두 번째 노조가 설립됐다. ‘삼성웰스토리’가 삼성엔지니어링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6일 노조 설립신고를 마치고 12일 오후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삼성웰스토리지회(지회장 임원위)는 이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본사 사옥에서 가진 출범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일방적으로 희생을 당해 노조설립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삼성웨스토리노조는 “삼성웰스토리 노동자들 역시 ‘삼성맨’이라는 간판 속에 희생을 강요당하고 살아오면서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업무 특성상 무거운 식재료나 조리도구를 운반하고 다뤄야 하는데 대부분 1인이 담당하고 있으며, 안전장비 지급도 미흡하다. 유기용제를 이용해 세척작업을 진행할 때조차 장갑을 비롯한 최소한의 안전 장구를 지급하지 않아 안전사고와 근골격계 질환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뿐더러 “무분별한 조직개편으로 출퇴근, 주거지와 상관없이 근무지의 잦은 변화, 강제적인 전배발령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노조는 “노동자들은 고객들에게 식음료를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하지만, 정작 제대로 된 식사도 하지 못하고 일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많은 매장에서 손님이 먹다 남은 음식으로 노동자들이 끼니를 때우고 있으며, 남은 음식이 없는 경우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폭로했다.

지난 1982년 창립한 삼성웰스토리는 식음 서비스 제공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삼성그룹 내 연수원 등에서 식음 서비스 제공을 시작으로 삼성 계열사나 병원, 그리고 일반 기업, 병원, 관공서, 대학을 비롯한 학교, 백화점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체 직원은 3천여명이며, 식자재 유통사업, 온라인 사업을 비롯해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 법인도 두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애초 에버랜드의 에프씨(FC) 사업부 내에 존재했으나, 분사를 통해 별도의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지분은 삼성물산이 100%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 쪽은 “법에 따른 정당한 노조활동을 보장한다는 게 당연한 회사 쪽 방침이다. 하지만, 주방 직원들에게 안전장구는 당연히 지급하고 있고 우리 회사에서는 유기용제를 쓰지 않는데도 오늘 노조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규전 금속노조 경기지부장을 비롯해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 은수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병천(삼성노동인권지킴이 지도자문위원) 강원대 교수, 삼성 직업병 피해 유가족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금속노조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사태는 법치를 무시한데서 비롯된 국정파괴라면서 이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에 깊숙이 개입해 재판을 받고 있는 것도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정경유착으로 이익을 도모한데서 빚어진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이 그동안 노동3권을 사실상 인정치 않고 법 위에 군림하면서 노조파괴공작을 일삼은 등 무노조경영을 반성하고 새로운 노조관을 정립하는 노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삼성웰스토리 이후에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노조설립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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