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계열사 영업익 1조 돌파…인수 2년만에 주력 계열사로 성장

▲김승연 회장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한화그룹의 종합 에너지화학기업인 한화토탈이 지난해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창사 이래 최대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김승연 회장의 M&A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15년 핵심 사업인 석유화학을 그룹의 대들보로 키우기 위해 당시 삼성그룹 내 비주류 계열사였던 삼성토탈 인수를 감행, 재계 안팎의 각종 우려를 불식시키고 2년 만에 주목할 실적을 내는 실적효자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토탈은 지난해 매출 8조1852억원, 영업이익 1조4667억원, 당기순이익 1조701억원을 올렸다. 1952년 창립한 한화그룹 65년 역사에서 단일 그룹사가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것은 한화토탈이 처음이다.

한화그룹은 2015년 4월 30일 삼성그룹과의 화학·방산 부문 ‘빅딜’을 통해 삼성토탈·종합화학·테크윈·탈레스 등 4사를 1조8541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과감한 M&A를 두고 부실계열사를 떠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인수 결정 당시인 2014은 국제유가 폭락으로 석유화학 시황이 좋지 않았고 무엇보다 김 회장이 정유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1999년 한화에너지를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에 매각했던 경험도 우려를 더했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에 속해있던 삼성토탈의 직원들로서는 당시 9위였던 한화그룹으로 간판을 바꾸는 것이 달가울 리 없었다. 일부에서는 한화그룹에 인수될 삼성토탈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그래서 삼성토탈의 일부 직원들은 서산시청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매각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기우였음이 증명됐다. 한화토탈이 재계 안팎의 우려를 털고 인수 2년만에 그룹 내 최대 실적을 내는 주력계열사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김 회장이 한화토탈을 통해 본전을 뽑고도 남는 장사를 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한화토탈이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우뚝 선 데에는 업종의 호황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2015년 석유화학산업의 업황이 개선됐으며, 한화토탈의 주력 제품인 페트명 원료 파라자일렌(PX)과 스티로폼 소재 스타이렌모노머(SM) 가격이 급등해 수익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한화토탈은 배당금도 두둑이 지급했다. 김희철 공동대표는 9억3684만원의 연봉 중 3억9960만원을 인센티브로 받았고 직원 1570명의 평균 연봉도 업계 최고 수준인 1억1500만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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