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까지 대부업 '완전 철수' 결정…'철수카드'는 제도금융권서 도약 기회될 수도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아프로서비스그룹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이 고금리 대부업의 꼬리표를 뗀다. OK저축은행 인수로 이미 제도권금융에 진입한 최 회장은 대부업에서 철수하는 대신 제도권에서 종합금융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야심찬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아프로파이낸셜은 최근 금융당국에 계열 대부업체에 대한 사업정리계획을 약속했다. 미즈사랑과 원캐싱은 2019년까지, 러시앤캐시는 2024년까지 모두 철수하겠다고 금융위원회에 약속하고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정례회의에서 이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아프로서비스는 계열 대부업체인 미즈사랑과 원캐싱은 2019년까지, 러시앤캐시는 2024년까지 철수한다.

아프로서비스는 지난 2014년 예주·예나래저축은행(현 OK저축은행) 인수 때 금융당국에 대한 약속에 따라 대부업사업을 점차적으로 축소할 계획이었으나, 이번에 구체적인 철수시점을 결정한 것은 당시의 조건을 지키지 않아 논란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아프로서비스는 인수 승인을 받기 위해 금융당국에 ‘저축은행 건전경영 및 이해상충 방지 계획’을 제출했다. 계획안에는 ▲5년간 대부자산 40% 감축 ▲최고금리 30% 미만 적용 ▲광고비 축소 ▲중장기적으로 대부업 완전 철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그간 계열 대부업체 3곳은 이 계획에 따라 대부 자산을 감축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최윤 회장의 동생인 최호 씨가 운영하고 있는 헬로우크레디트가 자산 감축 대상에서 제외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친족이 경영하는 회사도 계열사에 포함된다.

하지만 헬로우크레디트는 계열사에 제외된 채 그간 대출 자산을 확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인수 조건을 위반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아프로서비스는 코너에 몰렸다. 일각에선 인수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아프로파이낸셜 측은 "공정거래법상 동일 계열에 해당하는지 몰랐다"고 해명했으나, 금융당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더욱 강화된 이해 상충 방지계획과 시정압박을 가하자 최 회장은 아예 2024년까지 대부업을 완전히 접겠다는 카드를 꺼냈다.

최 회장의 철수카드에는 제도권금융에서 종합금융사로서의 꿈이 담겨있다는 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 회장은 올해를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체질을 바꾸는 한해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체질변화에는 최 회장이 제도권금융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종합금융사로 부상하겠다는 청사진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현대저축은행, 현대자산운용 인수전에 모두 뛰어든 것은 그 신호탄이다. 기존 LIG투자증권과 리딩투자증권 인수를 시도했던 때와 달리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전에서 최고가인 5000억 원을 웃도는 가격을 써내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셈이다. 최 회장은 수년 전에 ‘OK투자증권’ 상호를 특허청에 출원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증권업체 진출의지가 강했다.

최 회장은 현대저축은행과 현대자산운용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업계 상위권인 OK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산운용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산운용의 예상매각가가 400억 원 안팎으로 현대저축은행(예상매각가 1천억~2천억 원)보다 자금부담이 적은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예상을 넘는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해 금융사 인수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는 작업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이번 OK저축은행 인수조건을 위반한 점 때문에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는 점은 부담이다.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을 경우 추진하고 있는 금융회사 인수 승인을 받기 어려워질 뿐 아니라 지배구조 개편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국내 제2금융권과 대부업에서 가장 덩치가 큰 곳인 만큼 최 회장의 행보에 따라 저축은행과 대부업계의 판도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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