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주총서 경영실패 책임 물어 퇴진주장 우려되자 주총장 참여저지 '불법행위'KB손보 주식헐값 매수 논란에 '무대응' 일관…소액주주, 윤 회장 법정소송제기 움직임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퇴진운동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와 KB손보 소액주주들이 주주가치훼손 등의 변칙경영이 횡행하는 윤 회장 체제아래서는 KB금융의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 퇴진운동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윤 회장은 자신의 시민단체나 소액주주들의 요구나 주장을 협상을 통해 풀려고 하기보다는 강제적으로 이들의 경영실책 폭로를 막는데 불법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윤 회장이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경영상의 문제들을 정면돌파하지 않고 미봉으로 남겨두는 한 'KB금융을 떠나라'는 시위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말 임기만료를 앞둔 그의 연임가도에 벌써 적신호가 올랐다.

30일 금융계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KB금융은 윤 회장의 경영실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잠재우기위해 지난 24일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는 시민단체대표들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막았다. 소액주주위임을 받고 온 시민단체들이 주총장에 들어가려하자 KB금융지주측이 출입을 막아 실랑이가 벌어졌다.

투기자본감시센터 윤영대 대표는 KB금융지주 소액주주들로부터 7만여주의 의결권주식을 위임 받아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건물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수십명의 직원과 청원결찰이 출입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결국 이날 주주총회장에 참석치 못하고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전달하는데 실패했다. KB금융측은 이들이 KB손보 소액주주들의 주식가치훼손 등 윤 회장의 경영상의 실책을 주주들에게 공개하면서 경영책임을 묻고 사퇴를 촉구하는 발언을 못하도록 주총장 참석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 분식회계 중징계에도 꿋꿋하게 자리지켜?

윤 대표는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이 2003년 9월 국민카드 합병과 관련해 1조6000억원의 분식회계로 중징계를 받고도 회장에 취임한 뒤 국세청으로부터 법인세와 이자를 포함 약 5700억원을 환급받았는데, 그 중 약 3000억원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김앤장에 얼마를 지급했는지 확인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행을 4683억원을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했는데, 그 시효가 이달 말이기 때문에 자진납부를 요구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또 “KB금융 윤종규 회장은 대우증권을 인수하지 못하고, 현대상선의 현대증권지분 22.6%를 1조2500억원에 매입해 줌으로써 KB금융지주에 7434억원의 손실을 발생시켰다. 이밖에 2명의 사외이사와 현정은 회장과의 관계에서도 질의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윤종규회장이 이날 청경과 직원을 동원해 주주총회장을 밖에서부터 봉쇄한 것은 분명히 불법행위라며, 윤 회장을 주총 업무 방해죄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측도 윤 회장이 소액주주 대리인들의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것은 법이 정한 권리행사를 막은 불법행위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주주총회에서는 회사의 미래 방향을 밝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곳인데 물리력을 동원해 참석을 막은 것은 법 위반 여부를 떠나 기업 윤리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의 입장은 다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출입 통제를 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막았다기보다는 설득했다. 오늘 주주총회에 특별한 안건이 없으니 돌아가는 게 좋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돌아간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시민단체들과 더불어 KB손보 소액주주들도 소액주주 보호를 외면했다는 등의 이유로 윤종규 회장 퇴진운동을 오래전부터 전개해 오고 있다. KB금융은 KB손보를 100% 계열사로 전환하기위해 자사주를 사들이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주식을 헐값에 인수하기 위해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의혹을 사면서 소액주주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KB손보주식 '헐값인수' 위해 주가조작 의혹도

KB손보 소액주주들은 그동안 꾸준히 문제제기를 하면서 시정을 촉구했는데도 불구하고 KB금융 측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않자 지난 17일 열린 주총에 참여해 사외이사 재선임건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한 뒤 윤 회장 퇴진 시위를 벌였다. 

KB손보 소액주주들은 공신력있는 국내 굴지의 종합금융그룹이 자신들은 헐값인수로 거액의 차익을 챙기면서 소액주주들에게는 엄청난 손실을 안겨주는 파렴치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로 이를 주도한 윤 회장은 퇴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KB손보 소액주주들은 그동안 이 헐값인수 문제를 바로 잡을 것을 KB금융측에 촉구하고 투쟁을 벌여왔는데도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자 앞으로 KB금융과 수장인 윤 회장을 상대로 법정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유재억 KB손해보험 소액주주모임(이하·소액주주모임) 대표는 “주총 이후에도 KB손보를 100% 자회사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강행한다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KB손보소액주주와 KB금융지주 간의 주식가치훼손을 둘러싼 마찰과 갈등은 KB금융이 KB손보지배력 강화를 위해 100% 자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다. KB금융은 100% 지분확보를 위해 제3자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주식을 최대한 싼 값에 인수하려했다. 이로 인해 KB손보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소액주주들은 큰 손실을 입게 됐다.
 
KB손보 소액주주들은 그동안 KB금융이 최대한 KB손보 주식을 최대한 저가로 인수하기 위해 언론플레이, 자사주 매집, 제3자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주가를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00% 지분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는 KB금융이 추가로 KB손보 주식 취득에 나설 것으로 주주가치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KB금융의 KB손보 주식 헐값 매입 논란은 지난 2015년 11월에 제기됐다. 당시 KB금융은 KB손보 자사주 829만주를 주당가 2만7850주(약 2309억원)에 매입해 KB손보 지분율을 19.47%에서 33.29%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 인수가가 KB금융이 KB손보의 전신인 LIG손보를 인수할 당시 주당 매입가는 5만5200원에 비해 절반 수준이라는 점에서 헐값매입 논란이 일었다. 더욱이 소액주주들로서 이해가 안가는 대목은 KB금융에 인수된 후 KB손보의 실적이 좋아져 주식가치가 상승한 것은 이같은 논란을 더욱 부채질했다.

KB금융은 자본확충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과정에서도 저가매입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당시 주당 매입가 역시 바로 직전 자사주 매입가격수준으로 헐값논란을 증폭시켰다. 

KB손보는 지난해 말 자본확충을 이유로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올해 초 신주를 발행했다. 당시 KB손보의 신주는 KB금융이 전량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는 2만6250원으로 총 매입가는 1706억원 가량이었다. 이를 통해 KB금융의 KB손보 지분율은 39.81%까지 올랐다.

소액주주들은 이 유상증자는 KB손보의 KB금융지주에 대한 특혜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한다. 자본확중을 위해 후순위채 발행 등 여러 대안을 고려할 수 있는데도 당시 최근 1개월 간 최저 종가에 KB금융에 제3자배정으로 신주를 발행한 것은 소액주주의 이해는 감안하지 않고 대주주에 지분을 높여주기 위한 특혜라고 이들은 주장한다.

KB금융은 KB손보 유상증자주식을 현저하게 평가절하 된 싼 값으로 인수하게 됨에 따라 당시 거래로 약 750억 원의 매수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산된다고 소액주주모임측은 주장한다. 이들은 "염가매수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산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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