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받아 겨우 버티는데 대출금리 4개월 연속 올라 부담한계…가계부채 뇌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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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가계부채의 뇌관이라는 자영업자 대출의 위험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부도 도미노가 우려되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로 장사가 안 돼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인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다시 빚을 내 겨우 버티면서 부채규모는 급증하고 있는데 비해 대출금리는 계속 치솟으면서 금융비용 부담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많은 자영업자들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파산을 선언할 수밖에 없는 한계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고 깊은 한숨을 쉬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은행권에 다르면 올 들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였지만, 유독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소비심리 위축으로 장사가 부진하자 빚을 내 가게를 꾸려가는 자영업자들이 대폭 늘고 있음을 말해준다.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82조3063억원으로 1년 전(166조448억원)보다 16조2615(9.8%) 증가했다.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도 2조원 불어났다. 5대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은 2010년 96조6396억원에서 6년 만에 두배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한국은행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차주를 대상으로 부채현황을 파악한 결과 지난해 9월말 기준 자영업자들의 대출은 모두 46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지 않은 자영업자까지 모두 포함한 결과 자영업자들의 부채규모는 64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추산됐다.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은 주택담보대출을 일시상환으로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모두 갚는 방식으로, 내수위축으로 장사가 안 되거나 이자도 제대로 상환할 수 없는 경영난에 빠지거나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인상이 이뤄질 경우 끝내 금융비용부담 증가를 이겨내지 못하고 디폴트를 선언할 수밖에 위기에 몰리게된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간한 ‘가계부채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08년 3분기부터 2015년 4분기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약 5만 가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주담대를 받은 가계의 33%가 분할상환으로, 나머지 67%는 일시상환 방식이었다.

종사분야의 지위별로 보면 자영업자는 분할상환이 30%이고, 일시상환은 70%였다. 분할상환 비중이 무직(29%)과 비슷했으며, 평균보다도 3%포인트 낮았다. 임금근로자(36%)에 비해서도 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신용등급별로 보면 신용등급이 높은 1등급과 2등급은 분할상환 비중이 35% 수준이지만, 이후에는 점차 낮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들이 일시상환 방식을 선호하는 것은 대출금 상환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자영업은 경기에 따라 소득 변동이 폭이 상대적으로 커 수입이 대폭 줄거나 적자일 때는 분할 상환방식이 불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일시상환 대출은 만기가 가까이 올수록 상환부담이 크다. 부동산 경기 하락이나 금리인상 등으로 자산가치가 하락하거나 금융부담이 커질 위험도 상대적으로 크다.

그런데 6대 주요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지난 2월 중 개인사업자대출(보증서담보대출·물적담보대출·신용대출·신용한도대출) 평균금리는 전달에 비해 모두 올랐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금리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개인사업자대출 중 신용대출 금리 상승세가 가장 가파르다. 지난 1월 5.12%였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달 5.18%로 0.0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0월에는 4.94%였는데 불과 4개월 새 금리가 0.24%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의 평균금리는 5.15%로 전달 5.10% 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사실상 돈을 떼일 우려가 거의 없는 보증서담보대출(3.65%)과 물적담보대출(3.49%) 금리 역시 전달에 비해 0.03%포인트, 0.02%포인트씩 상승했다.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은행에서 빚을 내는 자영업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며 자칫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대출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 자영업자 대출의 경우 향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각 은행들이 더욱 깐깐하게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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