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덴티움·디오에 분식회계 의혹제기는 중국시장 선점위한 후발주자 견제 '속셈'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국내 임플란트업계 2위 덴티움이 경쟁업체가 제기한 분식회계 논란을 딛고 결국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는데 성공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왜, 분식회계 의혹을 들고 나왔을까. 덴티움의 상장을 앞두고 전개된 업계 1위인 오스템임플란트의 ‘흠집내기’ 배경을 놓고 덴티움이 상장된 후에도 여러 설이 아직도 무성하다. 이 문제는 선두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가 후발업체의 추격을 견제하기위해 정정당당한 경쟁으로 맞서기보다는 약점을 들추어낸 반 기업윤리적인 행동이었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오스템임플란트가 업계 2, 3위인 덴티움과 디오에 매출을 과대 계상하는 등 ‘분식회계’를 했다는 의혹을 각각 제기한 것과 관련 업계 안팎에서는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오스템임플란트측이 표면적으로는 “임플란트업계의 잘못된 회계처리 방식이 바뀌고 올바른 원칙과 기준이 세워져야한다”며 경쟁사의 회계부정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중국시장을 두고 후발주자들을 견제하기 위해 벌인 과도한 ‘흠집내기’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덴티움의 회계감리 결과 고의성이 없었다며 ‘과실’로 분식회계 논란을 일단락했지만, 오스템임플란트측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단순 업무과실로 결정을 내린 것은 회계조작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기관의 심사 내용까지 비판하면서 “덴티움이 국내외 합쳐 1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부풀렸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같은 분식회계 논란이 이어지면서 덴티움의 IPO 기업가치가 계속 떨어져 금융위원회의 증권선물위원회 제재가 나오기 전에 진행된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기존 희망밴드 4만5000~5만원 보다 크게 낮은 3만2000원으로 확정됐다.

디오 역시 오스템임플란트가 제기한 분식회계 의혹에 발목 잡혀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와 공매도, 회계부정 이슈로 주가가 고점대비 반토막이 나는 등의 손실을 입었다. 디오의 감리 결과는 이달 중순께 나올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덴티움과 비슷한 수준의 제재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임플란트업계 관계자는 “경쟁사가 상장하면 그 자금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수 있으며, 해외투자도 수월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업계 1인자인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에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임플란트 시장은 고령화 가속화와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 등으로 인해 2009년 이후 매년 연평균 19% 가까이 성장하고 있지만, 최근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업체들 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은 인구 1만명 당 임플란트 시술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반면 인구가 많은 중국과 인도는 20%도 안 돼 주목받고 있다. 이에 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중국을 필두로 한 해외시장 점유율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 임플란트업계에서는 상장사가 오스템임플란트와 디오 두 곳밖에 없었는데 업계 2위인 덴티움이 1·3위가 있는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로 상장한 것도 오스템임플란트측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스템임플란트로부터 촉발된 임플란트업계의 이전투구 양상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불신이 높아져 실제 오스템임플란트와 디오의 주가는 올 들어 더욱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1년 전 8만 원대의 주가가 5만 원대로 주저앉았으며, 디오도 6만 원대에서 2만 원대로 내려갔다.

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가 무슨 생각에서 그런 의혹을 제기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제살 깎아먹기’가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는 반품충당부채를 전혀 적립해두지 않다가 최근 회계기준이 보수적으로 적용되자 뒤늦게 이를 반영, 감사보고서에 충당부채 계정을 정정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결국 경쟁사 덴티움과 디오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던 부분과 같은 문제를 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이 회계감리에서 반품충당부채를 더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난 뒤에서야 오스템임플란트도 반품충당부채를 인식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8일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서 2014·2015년도 반품충당부채 항목을 다시 작성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금까지 반품충당부채를 전혀 설정해두지 않고 있다가 2015년 반품충당부채로는 167억 원, 2014년은 131억 원을 새로 적립하면서 2015년도 이익잉여금이 130억 원, 매출 52억 원, 당기순이익은 28억 원이 감소했다.

반품충당부채가 다소 적게 반영된 점은 과실로 처분 받을 수 있지만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은 회계 기준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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