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 잘못돼 7년간 옆집 전기요금 1600여만원 더 낸 입주민에 "30%만 주겠다" 황당 제안

▲서울 서초구 방배동 롯데캐슬 ⓒ롯데건설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롯데건설이 롯데캐슬아파트 하자 공사로 인해 옆집 전기 요금을 수년간 대신 내준 입주민에게 요금 일부만 보상하겠다고 했다가 언론사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전액 보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1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서울 서초구 방배동 롯데캐슬 아파트에 입주한 이 모 씨가 지난해 여름까지 무려 7년 간 옆집 전기요금을 대신 내주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 씨는 생활방식이 크게 바뀌지 않았음에도 롯데캐슬 아파트 이사 후 이전 아파트보다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자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기제품을 덜 썼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여름에는 전기제품 사용을 더욱 자제했고 가족여행을 다녀오며 집을 비우기도 했지만, 8월 전기요금은 100만원이 넘었다.

사용량을 줄였음에도 전기요금 ‘폭탄’이 계속되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이 씨가 원인을 찾아 나섰다. 그 결과 롯데건설이 아파트 시공 시 내부배선을 잘못해 이 씨의 집과 옆집의 전기 계량기가 바뀌어 연결돼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3호에 사는 이 씨가 옆집인 204호 입주민의 전기 요금을 내고 반대로 204호는 이 씨의 전기요금을 내고 있었던 것이다.

롯데건설측의 배선공사 잘못으로 인해 지난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7년 간 이 씨가 옆집 전기요금을 내주느라 추가 부담한 금액은 무려 1640여만 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씨의 요청을 받은 롯데건설측은 시공 시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지난해 9월 계량기를 바로잡는 보수공사를 해줬으나, 과다 납부한 요금에 대해서는 더 낸 요금의 30%만 위로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해 부실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언론사 취재가 시작되자 롯데건설이 뒤늦게 이 씨에게 연락해 전기요금 전액을 보상하겠다고 밝힌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서는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태도를 바꾼 롯데건설측의 대처에 대해 “전액 보상이 당연한데 30%만 준다니 대기업이 일반인 상대로 등쳐먹는 짓이다”, “그 집만 바뀐 게 아닐 수 있으니 같은 라인을 다 조사해봐야 할 것 같다”, “더운 여름 에어컨도 못 쓰며 마음 고생했을 텐데 피해자에게 정신적 피해보상도 해줘야한다” 등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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