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 '인사특혜' 관련 특검소환 임박…거취문제 나올 수 있는 '특검發' 최대 위기

▲김정태 회장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최순실게이트’에 깊숙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곧 특검에 소환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리더십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특검의 수사결과에 따라 단순히 리더십이 흔들리는 문제를 떠나 다른 시중은행의 회장들과는 달리 사실상 뒷전에 숨어서 최순실 씨를 도왔다는 점에서 거취 문제까지 거론될 수 있는 ‘특검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특검과 금융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그동안 설만 무성했지, ‘최순실게이트’와는 무관한 것처럼 보였으나, 최 씨의 부역자로 알려진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의 뒷전에서 사실상 최순실 씨를 돕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해온 정황이 특검 수사과정에서 포착됐다. 검찰은 김 회장을 곧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독일 현지에서 최순실 씨 대출 및 재산 관리와 관련해 키맨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 본부장은 최근 특검 조사 과정에서 “임원 승진에 최 씨의 도움을 받았다"고 진술했고 그 특혜 승진 의혹에 김 회장이 개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이 본부장의 특혜 인사와 관련, ‘최순실→박근혜 대통령→안종범 전 대통령 비서실 정책조정수석→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포착했다.

청와대 외압과 관련해서는 안 전 수석이 박 대통령의 지시로 이 본부장의 승진에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1월 독일 귀국 후 서초동 삼성타운지점장으로 발령 후 한 달 만에 글로벌2본부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기존 한 조직이었던 글로벌본부를 두 개로 쪼개 없던 자리를 만들어서까지 승진을 시킨 것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초고속 승진’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인사청탁을 받고 이 본부장을 임원으로 승진시키고, 없는 자리를 새로 만드는 등 인사 시스템과 내부 성과평가 규정을 무시한 불공정 인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KEB하나은행측은 이 본부장의 승진 인사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승진이 인사 기준에 맞춰 무리하지 않고 (절차 상)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고 없던 자리까지 만들어 승진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외환은행이 합병 전 글로벌부문에서 워낙 탁월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서 조직 개편시 반영한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특검은 안 전 수석이 정찬우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통해 김 회장에게 외압을 행사한 정황을 확보했다. 특검은 최근 정 전 부위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특검은 김 회장으로부터 정 전 부위원장의 구체적 요청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외압이 있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기존 뇌물죄 외에 직권남용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이미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된 안 전 수석에 이어 현재 참고인 신분인 정 전 부위원장마저 피의자(직권남용죄의 공동정범)로 전환될 경우, 김 회장에 대한 특검 조사가 단순히 참고인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인사 개입을 하나은행에 대한 업무방해로 볼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 행장에 대한 인사권은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갖는데, 사외이사를 포함해 4명으로 구성된 임추위원들 가운데 사내이사는 김 회장 한 명뿐이다.

함영주 현 하나은행장의 연임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주 회장의 특정인에 대한 인사 지시는 임기가 끝나가는 은행장 입장에서는 따를 수밖에 없는 ‘위력’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함 행장의 임기는 다음 달 만료된다.

김 회장은 이 본부장이 받고 있는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저금리로 외화 특혜 대출을 해준 의혹에 대한 조사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은 정 씨가 비덱스포츠 직원으로 돼 있지만 영업활동을 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비거주자로 볼 수 없는데도 비거주자로 보고 보증신용장을 발급, 4억 원 남짓의 유로화 특혜대출을 한 의혹을 사고 있다. 특검은 김 회장이 정 씨에 대한 특혜대출 여부를 알고 있었는 지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최순실 씨를 도왔고 이런 특혜 의혹은 이 본부장 개인차원에서 이뤄졌다기보다는 최고 경영진까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특검의 김 회장 소환조사는 하나금융그룹의 신용실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김 회장이 과연 하나금융그룹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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