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정권 교체때마다 회장들 중도 퇴진 전력있어 황 회장 임기 유지에 변수될듯
차은택 측근 영입 등 최순실게이트 연루의혹, 임기 동안 해소해야할 또다른 과제

▲연임에 성공한 황창규 회장이 지난해 8월 열린 제39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강연하는 모습(사진=포커스뉴스)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연임이 지난 26일 결정된 가운데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업지배구조 구축이 차기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연임 과정에서 정치권 외풍 등에 취약한 지배구조 등의 논란이 불거졌던만큼 경영투명성 확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KT이사회는 31일 정기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의 경영계약서에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업지배구조 구축을 주요 과제의 하나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가 지배구조 개선을 내세운 것에는 ‘최순실게이트’로 인해 KT의 독립성 문제가 또다시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란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KT는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민영기업이지만, 국민연금이 지분 10.62%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데다 소액주주 비율이 65%에 달해 역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권 외풍에 쉽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황 회장은 취임 초기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돼 청와대의 청탁을 받고 차은택 씨의 측근을 임원으로 채용하고 최순실 씨가 실소유한 회사에 68억원 규모의 광고 일감을 몰아준 사실이 드러나 도덕성에 흠집을 입었다. 이 때문에 KT 새노조와 정치권에서는 황 회장의 연임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순실게이트 연루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황 회장이 재선임된 이유는 차기 회장으로 마땅한 후임이 없을 뿐더러 CEO 추천위원회가 지난 3년 간의 경영 성과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재선임되면 2020년까지 3년 동안 KT를 다시 이끌게 된다.

하지만, 향후 정권교체가 남아 있어 황 회장의 임기 유지 여부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T는 지난 2002년 5월 민영화된 이후 연임이 성공했던 남중수·이석채 회장이 모두 정권 교체 이후 검찰 수사를 받다 중도 퇴진한 바 있다. 연임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최순실게이트 연루 의혹은 황 회장이 임기 동안 해소해야할 또다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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