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성주골프장 사드부지 제공 軍 합의대로 추진…내달 이사회서 의결
추가보복 가능성 커 中 사업 타격 불가피·업계 "득보다 실 더 클듯" 관측

▲경북 성주군에 위치한 롯데 성주골프장(롯데스카이힐CC)(사진=포커스뉴스)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롯데그룹이 국방부와의 합의대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위해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성주CC(성주골프장) 부지를 제공키로 했다. 이번 결정으로 롯데가 중국에서 전개하는 사업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 그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가 국가안보 차원에서 요청받은 일인 만큼 최대한 약속을 이행하기로 최종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측은 설 이후 성주골프장 대신 받기로 한 경기도 남양주 군용지의 가치, 활용방안 등에 대한 내부 평가·분석을 마친 뒤 2월 중 이사회를 열어 교환 계약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국방부에 사드 부지로 제공하는 성주골프장(148만㎡)의 장부가격은 850억 원, 공시지가는 450억 원이다. 성주골프장 제공 대가로 롯데가 받는 남양주 군용지(20만㎡) 전체의 공시지가는 1400억 원으로, 국방부는 가격에 맞춰 군용지의 일부를 롯데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측은 상법상 이사회 승인의 근거가 명확해야 하는 만큼 이사회 개최 전 교환의 타당성 분석을 철저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롯데가 얻는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란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사드 부지 제공 결정에 따라 중국의 추가 보복 등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성주골프장과 군용지의 가격만 맞추는 작업으로는 맞교환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권이 바뀔 경우 사드 배치 자체가 백지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이지만, 사드백지화는 한미관계 등 외교·안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1분기 기준 이용객의 70% 이상이 중국인 관광객(유커)으로, 중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것도 부담 요인이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9월 롯데 성주골프장이 사드 부지로 결정되면서 같은 해 11월 29일 중국 당국으로부터 현지에 진출해 있는 계열사 150여개 전 사업장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와 소방·위생·안전점검 등을 받은 바 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는 보복성 조치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롯데가 중국에서 전개하고 있는 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중국 톈진(天津)·선양(瀋陽)·웨이하이(威海)·청두(成都) 등 각 지역(성·省) 중심도시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롯데자산개발 등은 오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청두(成都)에 연면적 57만㎡ 규모의 복합상업단지 ‘롯데월드 청두’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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