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심사 들어간 황창규, 靑에 경쟁사 합병반대 민원 논란 등 최순실 악재가 최대 변수

▲황창규 회장(사진=포커스뉴스)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KT의 CEO 추천위원회가 이달 초 연임 도전을 공식 선언한 황창규 KT회장에 대한 자격 심사에 들어간 가운데 연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KT 안팎에서는 연임 성공에 무게가 실렸다. 재임 3년간 대규모 구조조정과 사업 내실화를 통해 실적 호조를 이끄는 등 경영성과를 인정받고 있고 혼란한 정국으로 마땅한 후임자를 찾기 힘든 대내외적 여건을 고려하면 황 회장이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황 회장이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된 각종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어 이를 해소하지 않는 한 연임 도전이 실패로 끝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CEO추천위가 황 회장의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 황 회장 연임을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하게 된다. 연임이 부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새 후보를 물색하게 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과정에서 KT측의 연임 심사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KT는 CEO추천위가 황 회장에 대한 연임 적합성 여부 심사를 마친 뒤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으나, 이 같은 내용의 조항이 KT 정관에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황 회장은 지난해 2월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경쟁사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죄’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등 대기업이 청와대에 각각의 민원을 요청하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부금을 출연한 것을 두고 뇌물죄 적용 여부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진 경쟁사 인수합병 반대 민원 의혹은 황 회장의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취임 당시 청와대 개입설도 나돌고 있다. 지난 2013년 삼성전자 출신으로 통신업계 경험이 없는 황 회장이 유력 후보를 제치고 회장으로 선임된 것과 관련해 최순실 씨와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복수의 KT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 인사가 KT CEO추천위원회 소속 사외이사에게 황 회장을 추천하라고 압력을 넣은 것으로 전해진다.

황 회장 취임 뒤 KT는 최순실 씨의 측근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지인을 임원으로 선임하고 최순실 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어치 광고 일감을 몰아줬다. 이밖에도 최 씨 조카인 장시호 씨의 요구로 스키단 창단 검토까지 지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KT는 최순실게이트 관련 의혹으로 현재 특검의 수사망에 올라 있다. 이 사건들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 일각에서는 황 회장이 특검에 소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각종 논란에 대해 KT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적극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들이 끊이지 않고 있어 검찰 수사 향방이 황 회장의 연임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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