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17년 산업별 전망'에서 조선·해운·의료·섬유업종 위기 관측

▲'2017 산업별 종합 경기 스펙트럼' 표.(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올해 구조조정에 내몰리며 최악의 위기를 맞은 조선·해운업종이 내년에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내수 위축 탓에 의료·섬유 업종도 조선·해운 못지않은 위기라는 분석과 함께 유일하게 좋은 업종으로는 반도체가 꼽혔다.

하나금융그룹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2017년 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조선 부문은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급감함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3개 도크 가동 중단, 대우조선은 건조능력의 30%축소, 삼성중공업은 도크와 해상크레인 중단 등 설비 감축을 진행 중이다.

해운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돼 온 공급과잉이 누적돼 단기간 내 해소가 어려울 전망이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경기 사이클·공급과잉·중국 내 구조조정·미국 대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조선과 해운이 가장 바닥에 위치한다”며, “의류·섬유 분야도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철강·기계·비철금속·디스플레이·건설 등의 업종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이와 함께 내년 국내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이슈로 △미국 트럼프 당선 △중국 내 산업 구조조정 △만성 공급과잉을 꼽았다. 그중 국내 경제와 산업에 가장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이슈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예상했다.

김동한 연구원은 “트럼프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자동차·정유·석유화학·섬유·의류 등 5개 업종은 향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조선·해운 등도 다소 부정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은 건설이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연구소는 중국 내 산업 구조조정도 국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이밖에 중국이 밀어내기식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정유업종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중국은 경기부진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철강·조선·정유 등 만성적인 공급과잉 산업에 대해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안혜영 수석연구원은 “중국 내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있는 철강은 중국의 생산량 감소로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소재 및 중간재 수출 감소에 따른 전반적인 대중 수출 감소 우려가 높다”고 분석했다.

내년 유일하게 호조를 보일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 업종은 반도체다. 수요층이 다양해진 데다 공급과잉 우려가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휴대전화·음식료·석유화학 등도 비교적 안정적인 한 해를 보낼 것으로 관측됐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반도체는 과거 기업의 PC 교체 주기 등 특정수요 의존도가 높았으나 지금은 수요가 다양하기 때문에 수요 부진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다”며, “결국 공급 요인에 의해 경기 사이클이 결정되는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사의 과점 체제가 확고해 이전과 같은 심각한 공급과잉이 재발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보다 경기 사이클이 하락한 업종은 음식료·건설·의류 등 3개 업종이며, 석유화학은 오히려 둔화에서 안정으로 한 단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불황으로 분류된 산업은 조선·해운·철강 등 9개로 올해보다 3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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