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사태’ 명예회복 뒤로하고 6년여 만에 금융권 복귀…“우리은행 사외이사직 수행 문제없다”

▲ 신상훈 전 신한지주사장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최근 우리은행 사외이사후보로 확정된 5명의 사외이사 중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의 등장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금융권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렸던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6년여 만에 금융권에 복귀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더욱 그가 둥지를 트는 은행은 30여 년 동안 몸담았던 신한금융이 아니라 민영화의 닻을 올리고 새로운 은행역사를 쓸 우리은행이라는 점은 눈길을 끈다.

특히 그가 주목받은 이유는 외유내강의 탁월한 경영능력 때문이다. 신 전 사장은 오랜 은행생활에서 뛰어난 은행경영 역량을 발휘해 우리은행의 발전과 도약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5명을 확정했다. 오는 30일 임지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최종 확정될 사외이사는 한국투자증권이 추천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사장, 박상용 연세대 교수,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 톈즈핑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다.

이들은 우리은행의 은행경영에 관한 중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그야말로 우리은행을 이끄는 핵심경영진이다. 특히 이들이 당면한 최대과제는 뭐니 해도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광구 행장을 잇는 차기 수장을 결정짓는 문제다. 

우리은행은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이광구 행장의 후임을 결정한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이 행장 임기를 내년 3월까지 연기한 뒤 다음 임추위에서 행장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새 사외이사들이 낙하산을 철저하게 배제한 채 어떠한 심사와 평가를 거쳐 차기행정을 후보로 추천할는지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차기 수장 결정에서는 신 전 사장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신한은행장을 거쳐 신한지주 사장을 하면서 은행경영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더러 ‘신한사태’시 라응찬 행장의 ‘장기집권’ 노욕에 맞서 싸울 때도 은행정도경영의 원칙을 고수하는데 전혀 흔들림이 없었고 정상을 벗어난 지배구조는 결국 은행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실증한 바 있다.

신 전 사장은 고객의 재산을 다루는 은행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직해야 은행이 바로 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그는 법원판결로 그의 은행경영에 전혀 하자가 없다는 사실이 입증됐고 신한은행 측에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는데 정직한 자세를 견지할 것으로 촉구하고 있다. 그래야 은행의 성장과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전사장은 우리은행의 차기행장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바로 이런 은행경영관을 개진, 사외이사들로 하여금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사를 발탁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랜 동안 신한금융그룹에서 누구도 체험하지 못한 은행경영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뿐더러 그는 앞으로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프로젝트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금융계는 전망하고 있다. 신 전사장은 신한은행장을 거쳐 신한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어 은행과 지주회사의 역할과 상관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신한사태’ 이전만 하더라도 신한은행을 잘 이끌어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고 은행과 지주사간의 원활할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탁월한 역량을 평가받았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인으로서 일한 경력과 식견, 이런 쪽으로 많이 보고 있다”며 “금융관련 법규상 벌금형을 받으면 임용이 어려운데 이와 관련이 없어서 (신 전 사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민영화에 성공, 과점주주체제가 형성되면서 신상훈 전 사장 같은 인사가 사외이사로 들어온 것은 어느 면에서 은행발전에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 전 사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신한사태로 오랜 공백 기간이 있었는데 이제 금융권에 복귀하니 쑥스럽기도 하다"며 "우리은행 과점주주 중의 하나인 한국투자증권측이 민간은행 경영 노하우를 살려서 우리은행 민영화에 기여해달라는 요청에 응하게 됐다"고 마했다.

금융권 복귀와 별개로 '신한사태'로 인해 상처 입은 명예가 다소 회복되는 측면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 문제와는 상관성이 거의 없다는 반응이었다. 신 전 사장은 “당시 내가 바랐던 것을 비롯해 어떠한 것도 진행된 것은 없다”며 “신한에서는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나와야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그 후로 일련의 접촉은 없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명예회복을 위한 복직 등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신 전 사장은 2심 판결 당시 회사의 고소 사실이 모두 무죄로 판결났으니 신한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고 자신의 복권도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신한사태 당사자들은 반성해야 한다며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싸잡아 매도했다"면서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고 밝혔다

신 전 사장은 차기 신한지주 회장의 자격에 대한 질문에 "조직을 나온 사람으로서 할 말이 있겠느냐"면서도 "도덕성을 갖춘 인물이 되길 바란다. 흠결이 없는 사람이 와야 조직이 안정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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