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부동산대책에 주택대출 규제강화로 매입수요 감소전망…미 금리인상과 탄핵정국도 악재

(사진=러브즈뷰티DB)

[데일리비즈온 임성수 기자] 11.3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의 과열현상이 빠른 속도로 진정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돌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에 악재가 쏟아져 내년 부동산 시장에는 한파가 몰아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최근들어 ‘박근혜게이트’에 따른 정국 및 경제불안이 가속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총체적 원리금 상환능력비율(DSR) 적용 및 내년 집단대출 잔금 여신심사 적용, 미국발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각종 악재가 널려있기 때문이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은 가격은 폭락세를 보이면서 거래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동안 부동산 업계는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이상과열로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투기 양상을 보이는데 우려를 금치 못했으나,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으로 이제 정상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1월 말 서울 아파트 값은 100주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 주까지 2주 연속 떨어졌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은 6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부동산 업소들은 저금리로 투기 수요가 가세하면서 강남 재건축 시장의 열기가 뜨거웠으나, 앞으로는 떨어질 일만 남은 것이 아니냐는 비관적인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

한 동안 일부 지역에선 과열 양상을 보인 분양시장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3대책 이후 한 달 새 분양한 단지 중 대부분은 1순위에 청약을 마감했으나, 일부는 2순위 마감 또는 미달됐다. 전체 청약 경쟁률은 낮아졌지만, 당초 우려만큼 급랭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투기세력의 이탈이 급증하면서 가수요가 빠지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경우 그 수요가 미미해 미분양사태가 속출할 수도 있다고 부동산 업소들은 전망한다.

최근들어 부동산 시장에 악재가 잇따르고 있어 내년도 부동산 경기는 급속히 냉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계대출관리강화는 물론 탄핵정국의 장기화에 따른 정치불안, 이달 중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의 악재는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Hard Landing)을 유발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우선 주택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져 주택 수요가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2일 가계부채 중 고정금리와 분할상환 비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9월 기준 전체 가계부채 중 각각 41.3%와 43.4%에 이르고 있는 고정금리대출과 분할상환비율을 내년에는 와 45%로, 55%로 상향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DSR은 대출자(차주)가 모든 금융권에서 일년간 갚아야 하는 원리금(원금+이자) 정보로, 기존에 부채가 있던 사람은 새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는 것이 어려워지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자연 부동산 시장의 수요감소로 이어진다.

또 내년에는 집단대출 잔금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 라인이 적용된다. 내년 분양공고 아파트부터 해당되기 때문에 실제 잔금 심사는 2년여 후 이뤄지지만, 자금력이 없는 수요자들은 아예 분양을 받지 않거나 중간에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이달 중에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기준금리인상의 영향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달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국내 금리인상도 불가피해 금리가 오르면 주택 수요자들의 자금 마련 부담이 커져 매수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비롯된 탄핵정국의 장기화 가능성은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경기를 더욱 움츠러들게 해 부동산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정치·경제적인 불확실성이 부동산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현재와 같은 약보합이 유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조기 대선이 이뤄진다면 현재 정부 부동산 정책 기조가 흔들릴 수 있고 유력 대선 주자들의 공약에 따라 부동산 심리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지금은 야권이 주도권을 잡은 상황이라 친서민 주거안정 정책으로 무게 중심이 쏠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 주택시장에서 활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부동산 시장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최근 부동산114의 조사 결과를 보면 내년 상반기 집값이 유지(46.27%)되거나 떨어진다(28.07%)는 응답이 많았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응답은 4명 중 1명(25.66%)에 불과했다.

그 원인으로는 가계부채·금리(27%), 주담대·청약 규제(20%), 2017~2018년 아파트 공급과잉(19%), 대외경제여건(18%), 대선 등 정치 이슈(8%) 등의 응답 비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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