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의 '고리' 전경련 해체 기로
정경유착의 '고리' 전경련 해체 기로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6.12.07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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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탈퇴발언은 전경련 존립에 치명적
LG·SK 등도 탈퇴 의사…존속하더라도 '씽크탱크'로 남아야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최순실게이트’에서 정경유착의 ‘검은고리’ 역할로 “해체하라”는 국민들의 비난이 빗발쳤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삼성을 비롯한 일부 핵심 회원사들의 탈퇴 시사 발언을 계기로 해체의 수순을 밟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9명의 재벌총수들의 발언에 비추어 재벌이익을 대변해온 전경련이 이번 국정농단 사건에서 ‘몸통’이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재벌단체의 대표성을 상실하고 일부 재벌총수들도 이를 시인해 전경련이 사실상 해체직전의 위기에 몰려있다. 설령 해체까지는 안 간다고 하더라도 환골탈태 수준의 혁신을 단행치 않고서는 더 이상 존립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재벌총수들에 대한 청문회를 지켜본 재계의 한 관계자는 7일 “국내 대표 재벌이자 전경련의 핵심 회원사인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일부 재벌총수들이 회비납부를 중단하겠다고 말한 것은 정권의 비리와 부정에 동조하면서 뒷전에서는 대가를 챙기는 전경련을 더 이상 존속시키는 것이 국가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뒤늦은 반성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앞으로 최순실게이트에 따른 국정혼란이 어느 정도 수습되면 전경련 회장단은 해체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해 해체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해체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전경련이 그야말로 친목단체 수준으로 위상을 낮추는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삼성그룹 계열사의 전경련 기부금 지원을 중단하겠다.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개인적으로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삼성이 전경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만약 삼성이 탈퇴하게되면 다른 재벌기업들도 전경련에 남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어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삼성이 더 이상 전경련 회원으로 남지 않기로 결정할 경우 전경련 존립이 뿌리째 흔들리게 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시민단체들이 최순실게이트로 전경련이 이미 존재 의의를 상실했다고 지적하고 있는 마당에 삼성의 기부금 및 활동 중단은 전경련이 전격적으로 해산의 길로 접어드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뿐만아니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다른 재벌 총수들도 이날 청문회에서 탈퇴 의사를 내비쳤다. 하태경 의원(새누리당)의 탈퇴 의사를 묻는 질문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회장, 구본무 회장 등은 모두 “네”라고 답했다.

또 안민석 의원이 재벌 총수들에게 “탈퇴하지 않겠다는 회장만 손을 들어달라”는 요구에 총수 9명 가운데 신동빈, 구본무, 김승연, 정몽구, 조양호 회장 등 5명만 손을 들었다.

삼성을 비롯 탈퇴 의사를 밝힌 재벌그룹들이 내는 회비가 전경련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전경련의 정상적인 운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의 1년 회비 수입은 총 약 390억원으로 5대 그룹이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삼성의 경우 해마다 약 70억원의 회비뿐만 아니라 수십억원의 기부금을 따로 내 전경련 경비 상당액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5대 기업이 전경련에 내는 회비는 1년에 200억 정도로 전체 예산의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탈퇴하면 전경련의 정상적인 운영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전경련은 지난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정축재를 이유로 기업인을 구속하자 삼성 창립자인 이병철 회장이 국가정책을 돕겠다는 약속을 해서 생겨난 단체다. 정권의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해 끊임없는 비판을 받아왔던 전경련은 끝내 국정농단 사태의 ‘몸통’으로까지 지목되면서 국민들로부터 존재 의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 핵심 회원사들이 전경련을 탈퇴한 후 일부 대기업들이 회원으로 남아 전경련이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종래와 정경유착의 고리역할은 어려워 과감한 혁신작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재계 인사들은 "이번처럼 정권의 모금행위에 협조하는 대가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전경련의 행태를 국민들이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경련은 위상과 활동내용 변경 등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작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경제전문가는 "이번 최순실게이트를 계기로 전경련은 이익단체들과 이념이나 정책 대결을 하는 씽크탱크 역할을 하는데 그치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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