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보복규제 강화추세지만 한국화장품 구매열기 감안 시 타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전망

▲ 사진 러브즈뷰티 DB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우리의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결정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당국이 화장품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비관세장벽을 높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화장품의 인기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화장품업계는 최근 중국당국의 한국관광규제와 한류금지령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국산화장품의 중국수출에 타격이 예상되지만 그동안 한류열풍과 더불어 지속돼온 중국소비자들의 한국산화장품에 열광하는 분위기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여 사드후폭풍에 따른 업계의 타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산하 연구기관 컨피덴셜 리서치(FTCR)가 공개한 중국 수입화장품시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국소비자들 사이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화장품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한국 브랜드를 자주 구입한다고 응답한 중국 소비자의 비율은 16.2%로 지난해 4분기 10.1%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미국 브랜드가 판을 치고 있는 중국 수입화장품시장에서 한국화장품에 대한 선호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한류열풍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중국의 젊은 층에서 한국 브랜드 인기가 높다. 18~24세 응답자의 26.4%가 한국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35세 이상 응답자 중 한국화장품을 선택한 비율은 6.5%에 그쳐 유럽·미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비율 81.7%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 조사보고서는 한국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품질과 가격 못지않게 한류열풍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출연한 송혜교가 전속 모델로 활동하는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의 인기는 지난해 4분기 2.4%에서 5.2%로 상승했다. 반면 프랑스의 ‘로레알’과 일본의 ‘시세이도’는 각각 4.6%,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 화장품산업의 성장잠재력에 주목한 서구기업들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서둘고 있다고 이 조사보고서는 밝혔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프랑스의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가 올해 7월 한국의 화장품 제조업체 ‘클리오’에 5000만 달러(약 600억 원) 투자를 발표한 것이나  미국의 ‘에스티로더’가 지난해 ‘닥터자르트’의 모회사 ‘해브앤비’에 지분투자를 한 것을 그 실례로 들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정책의 변화도 한국 화장품의 매출 신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이 조사보고는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10월 일반 화장품의 소비세를 전격 폐지하고 고급 화장품의 소비세를 기존 30%에서 15%로 인하한 바 있다.

아울러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발달도 젊은 층의 구매를 유인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조사에서 18~24세 응답자 61.4%가 온라인을 통한 화장품 구매를 선호하고 있고 앞으로 이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여 중국젊은층의 한국화장품 역직구는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현지에서 화장품 구매가 용이해지고 가격 차이도 줄면서 최근 중국당국이 한국에 대한 단체관광수를 감축키로 한 등의 영향으로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의 화장품 구매는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이 같은 매출둔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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