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삼성, 제품 설계 결함 인지하고도 아이폰 의식해 조기 출시 강행" 주장

▲갤럭시노트7(사진=삼성전자)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설계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애플의 아이폰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이를 감수하고 제품을 조기 출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인스트루멘털이라는 업체의 엔지니어들이 최근 갤럭시노트7을 뜯어서 살펴본 뒤 배터리 결함이 ‘제품 설계의 근본적 문제’ 때문인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보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엔지니어들은 “삼성이 공격적으로 설계한 갤럭시노트7의 내부 디자인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했지만,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열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의 내부가 배터리와 다른 부품 사이 공간이 너무 좁아서 배터리가 계속 눌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한 배터리가 압력을 받으면 양극과 음극 분리막이 손상되고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면 지속적으로 열이 발생해 나중에는 발화로 이어진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아울러 “삼성이 갤럭시노트7을 대단히 공격적으로 설계해 위험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았지만,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열중한 나머지 출시까지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삼성은 배터리가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위험을 향해 의도적으로 나아갔다”고 말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도 삼성전자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이 애플의 아이폰7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갤럭시노트7 생산을 너무 서둘렀고 모든 것을 공격적으로 밀어붙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포브스는 “삼성이 경계치까지 밀어부치는 것에 대해서 존중한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도박을 걸었고 53억달러를 잃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은 애플의 아이폰 출시를 의식해 갤럭시노트7을 당초보다 한달가량 앞당긴 지난 8월 19일 출시해 닷새 만에 배터리 발화 이슈에 휩싸였다. 이후 9월 2일 전량 리콜을 단행했으나, 리콜 제품에서도 발화 사고가 발생하자 10월 11일 단종 조치를 내렸다.

지난달 29일 삼성이 연내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을 발표키로 한 가운데 아직까지 폭발 원인과 관련해 어떠한 중간발표도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은 지난달부터 한국국가기술표준원·한국산업기술시험원·미국 규제기관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등과 함께 면밀한 조사를 벌여왔다.

삼성은 1차 물량 발화 직후인 9월에는 배터리 제조업체 삼성 SDI의 공정 문제에 따른 배터리 셀 결함을 원인으로 지목했으나, 이후 중국 ATL에서 생산된 2차 물량 배터리에서도 결함이 발견되자 원점에서 다시 원인 규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7 폭발 원인 규명이 내년 출시 예정인 차기작 갤럭시S8의 안전성·소비자 신뢰 확보와 직결되고 리콜된 430만대의 갤럭시노트7의 재활용 여부를 판가름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는 만큼 삼성은 막바지 분석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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