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일감 바닥날 군산조선소 폐쇄 검토…내년에 생산직 중심 5천명 줄이는 ‘감원태풍’ 예고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사진 현대중공업)

[데일리비즈온 임성수 기자] 현대중공업이 일감부족에 따른 경영악화를 이기고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일감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군산조선소를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내년에는 생산직 5000명을 감축할 예정으로 있어 다시 감원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3사는 극심한 수주가뭄이 수년간 지속되자  올해 초 수주목표를 65%나 낮췄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2016년을 1개월 여 앞둔 상황에서 연간 수주 목표를 연초 195억 달러에서 95억 달러로 낮췄다. 조선해양 플랜트 부문 수주 목표는 53억 달러로 줄였다.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유조선 12척, 가스선 3척 등 27억 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연말까지 남은 기간과 지금까지의 수주추세를 고려하면 낮춰 잡은 53억 달러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선3사는 내년에도 수주절벽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내년목표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내년 연간 수주 목표를 세워야하는 시점인데 발주 상황이 여의치 않아 목표를 책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올해 수주량을 참고해 내년 수주 목표를 세워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산하 조선소 중에서도 일감이 내년 상반기에는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군산조선소를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는 29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수주 잔량이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총 13척”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군산조선소 연간 건조능력 28척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으로 반년 정도의 일감에 불과해 내년 상반기에는 일감이 없어 종업원들이 일손을 놓아야할 상황이다.

신규물량이 새로 배분되면 가동중단사태는 발생하지 않겠지만 현대중공업이 올해 수주목표를 65%나 줄인 상황에서 일감나누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어서 도크를 놀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울산조선소에 10개의 도크, 군산조선소에 1개 도크를 갖추고 있으나 수주가뭄의 지속으로 현재 수주된 물량으로는 1년 반 정도의 일감만을 확보하고 있다. 조선소는 통상 2년 치 이상 일감을 확보해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데 비추어 턱없이 모자란 수주물량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이미 지난 8월 고정 연장근로를 없애는 동시에 울산조선소의 도크 1개를 가동 중단, 현재 10개 도크만 운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내년에도 일감확보는 올해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추가로 도크를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내년에도 2개 도크를 추가 가동 중단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작업 효율성과 비용절감 차원에서 울산조선소에서 1개 도크를 추가 가동 중단시키고, 나머지는 군산 도크를 가동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와 관련, “경영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의 하나로 군산조선소 도크를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군산의 경우 도크가 1개 밖에 없어 ‘가동중단=도크 폐쇄’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지역 경제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선뜻 폐쇄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군산조선소의 폐쇄를 우려한 군산 지역 14개 여성단체가 참여한 군산시여성단체협의회(회장 송미숙)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존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관과 민이 힘을 합쳐 유치 노력을 펼친 결실로 지난 2008년 군산시에 둥지를 튼 이래 매출 1조 2천억 원, 고용인원 6천500여명, 군산지역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등 군산시뿐만 아니라 도내 경제발전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생존을 위한 비상대책으로 내년에도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올 한 해 최악의 수주 난에 따른 물량 감소로 희망퇴직을 통해 2000명의 추가 감원을 단행했지만, 내년에도 최악의 수주난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추가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란트 부분의 천문학적인 손실을 기록한 것을 계기로 1차 구조조정을 실시한데 이어 내년에는 일감부족에 따른 경영악화를 이길 수 없다고 판단, 2차 구조조정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현대중공업의 내년 사업계획에는 생산직 근로자를 중심으로 5000명 규모의 인력을 줄이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구조 조정한 2000여 명은 대부분 사무직이었으나 내년에는 선박 수주 가뭄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어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생산인력감축에 들어갈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 가뭄으로 가시권에 들어온 도크 폐쇄가 인력 감축에 직결된 것”이라면서 “수주 절벽 위기로 인해 내년도 인력 구조조정 규모는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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