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비하논리에 누리꾼 비난댓글 '봇물'…"3.1운동 폄훼한 이완용과 다름없어" 댓글도
민주주의 모욕이라는 질타성 댓글 줄이어…'자라 사지말자' 불매운동 갈수록 확산일로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SPA브랜드 '자라코리아' 이봉진 사장(56)의 촛불집회 참여자 폄훼 발언 논란이 불매운동으로 번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사장은 즉각 해명을 내놨지만, 인터넷상에 누리꾼들의 비난댓글이 봇물을 이루면서 불매운동은 SNS를 중심으로 더욱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 사장의 발언이 단순히 촛불집회만 비하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모욕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의 논리가 이완용의 3.1운동 경고문과 유사하다며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완용은 1919년 3.1운동 당시 매일신보에 세 차례에 걸쳐 3.1운동 참가자들을 비난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기고문에는 “시위를 폭력적이며 불법적인 방법으로 하지 말고 정당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하라”, “이번 시위는 불순세력에 의한 난동이고 누군가 뒤에서 선동하고 있다”, “원래 시위는 힘도 없는 것들이나 하는 것”, “이럴 시간에 차라리 공부를 해서 실력을 키워라”, “시위를 하려면 합법적으로 평화롭게 하든가 아니면 가만히 있어라” 등 당시 3.1운동과 참가자들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누리꾼들은 “시대를 막론한 기득권의 ‘가만히 있어라’의 반복”이라며, 100년이 지났어도 바뀐 게 없다고 개탄했다.

한 누리꾼은 “이봉진의 논리와 똑같은 개소리를 나라 팔아먹고 민중을 개돼지 취급했던 이완용이 했었다”며 “불의에 침묵하고 순종적이며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서 철저히 파편화된 사회에서 그들의 자본권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시국이 어수선하니 여기저기 자기수준을 인증하는 글들이 올라온다”며 “남들이 피흘려 이룩한 민주주의에 무임승차해서 꿀 빠는 놈”이라고 이 사장을 비판했다.

이 사장의 발언 파장은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한 누리꾼이 불매운동 시작 전 준비운동이라면서 ‘(자라 제품이)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비싸다’는 내용의 지난해 기사를 SNS에 올리자 1년도 더 된 해당 기사들이 빠른 속도로 공유되며 ‘한국을 호구 취급한 브랜드’로 회자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자라의 스페인 본사에 항의 메일을 보내 자라코리아 계약 파기에 애 써보자”, “국내에서 사지 말고 차라리 스페인 직구를 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촛불민심을 자극한 자발적 ‘커밍아웃’으로 이 사장은 현재 누리꾼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최근 23세 연하의 여성과 결혼한 사실도 재조명됐다. 지난 5월 이 사장은 33살의 일반인 여성과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또한 성난 민심은 박근혜·최순실게이트의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이 사장은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81학번으로 현 정부에서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리며 박근혜·최순실게이트와 관련해 구속된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동문이다. 이들은 개인적으로 특별한 인연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동문인 사실이 회자되는 것은 그만큼 이 사장의 발언에 뿔난 민심을 방증한다.

앞서 이 사장은 한 강연자리에서 촛불집회와 집회 참여자를 폄훼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에 불을 지펴 촛불을 횃불로 만들었다. 그는 “여러분이 시위에 나가 있을 때 참여 안하는 4900만명은 무엇인가 하고 있다”는 집회 참여자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과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것 등을 포함해 정치는 여러분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하던 공부만 하면 된다”고 해 촛불로 대변된 민심의 진정성을 깎아내려 논란이 됐다.

이 사장은 “집회 참여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즉각 해명했으나 주 소비층인 2030세대를 비롯한 성난 소비자들의 돌아선 마음을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

한편, 천호식품의 김영식 대표 역시 시국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촛불민심을 자극해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뜨겁게 데었다. 자라코리아와 천호식품 모두 현 시국에서 경영자가 자사 제품의 소비층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해 소비자 불매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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