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카 지분 강탈에 개입 의혹 …포스코 '흑역사' 책임으로 연임 물 건너가

▲권오준 포스코 회장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의 광고사 강탈 의혹사건에서 포레카 매각과 광고 발주 축소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과 관련, 11일 검찰에 소환된다.

검찰은 권 회장을 상대로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권 회장에게 차 씨 측의 포레카 인수 협조 등을 요구했는지를 비롯해 포스코그룹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에 대한 광고 물량을 축소한 경위 등 광고사 강탈 의혹 전반을 조사할 예정이다.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측은 포레카를 인수한 중소 광고사 C사를 상대로 지분 80%를 넘길 것을 회유·협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포스코 등 대기업들은 C사가 지분을 넘기지 않자 광고 발주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 씨가 대부라고 부른다는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도 "포레카 지분 80%를 넘기지 않으면 당신 회사와 광고주를 세무조사하고 당신도 묻어버릴 수 있다"고 협박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광고사 강탈 의혹과 관련해 차 전 단장과 안 전 수석,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이미 체포 또는 구속된 상태다.

권 회장은 또 최순실씨 소유 회사 더블루케이과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이 황은연 포스코 사장을 만나 배드민턴단 창단 문제를 의논하며, 지원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포스코는 미르재단에 30억원, 스포츠재단에 19억원의 자금을 출연한 바 있다.

권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포스코가 다시 정치외풍의 ‘흑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이에 따라 권 회장의 포스코개혁은 물거품이 되면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맞는 권회장의 연임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취임당시 5대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며, MB정권 아래서 정준양 전 회장이 망친 포스코를 다시 건실한 기업으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 7월 사업 포트폴리오의 내실 있는 재편성,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 명확화, 인적 경쟁력 제고와 공정인사 구현, 거래 관행의 투명하고 시장지향적 개선, 윤리경영을 회사 운영의 최우선 순위로 정착 등의 5대 쇄신안을 발표하며 개혁을 다짐했다.

하지만 포레카 매각 과정에서 권력형 비리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그의 개혁안은 빛이 바랬다. 정권에 휘둘려 포스코의 경영정상화 노력이 차질을 빚게됐다. 아울러 정권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으려던 자정의 노력도 허사가 됐다는 비판이다.

이에 앞서 권 회장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포스코의 비자금조성 혐의에 대한 검찰수사로 그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남겼다. 그에 대한 경영평가는 매우 부정적이어서 연임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