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연말 기준금리 인상전망에 내년 아파트 공급물량 넘쳐 집값 폭락 가능성
대출금 많은 '한계가구', 집 팔아도 한 푼도 손에 못 쥐는 '하우스푸어' 속출 우려

▲연말 미국 금리인상과 내년 아파트 공급 물량 증가로 하우스푸어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사진=러브즈뷰티DB)

[데일리비즈온 임성수 기자] 집값이 내려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이 없는 이른바 '하우스푸어' 위기가 점차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서울강남의 재개발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의 일부지역에서 부동산투기가 일어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는 의견도 없지 않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오는 12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내년도 아파트 공급물량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여 하우스푸어 공포가 곧 현실화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2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지난 9월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지만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우리도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진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시중금리는 자연스럽게 따라 오를 수밖에 없다.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증시를 비롯해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해외자본이 미국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빚어지는 금융불안을 막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증시는 곤두박질치고 가뜩이나 부진한 소비는 더욱 얼어붙으며, 투자도 이뤄지지 않아 경기침체는 가속화되면서 저성장이 고착화될 위험성이 커지게 된다. 이 때문에 한은은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바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이들은 한은이 충격 완화 차원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6~8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최근들어 가계부채 감축을 외치는 금융당국의 장단에 맞춰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마저 연말에 기준금리를 올리게되면 시중금리는 더 치솟아 가계 이자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문제는 가뜩이나 과중한 부채로 힘겨워하고 있는 가계들이 금리인상으로 이자부담이 더 늘어나게 되면 한계상황에 봉착해 디폴트를 선언하는 가계가 줄을 잇게 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과중한 이자부담을 못이긴 가계들이 대출을 받아 어렵사리 마련한 집을 처분하려는 매물이 홍수를 이루면 부동산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하우스푸어의 위기가 발생하게 된다.

가계부채규모와 담보비율을 보면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공급물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지난 6월 말 기준 1257조 3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73.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40%포인트 이상 높다.

가계부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이 주택담보대출이다. 은행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만 9월 기준 517조 9000억 원에 달한다. 국민 상당수가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치솟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9월 기준 전국 아파트 75.4%)에 지친 세입자들이 저금리 기조를 틈타 내 집 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중금리가 오르게 되면 많은 가계가 늘어나는 이자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집을 비롯한 보유부동산을 처분하려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금리 및 소득 변화에 따른 한계가구 변동' 스트레스 테스트를 보면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한계가구가 8만8000가구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한계가구는 순금융자산이 마이너스이면서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비율(DSR)이 40%를 초과하는 경우인데, 쉽게 말해 100만원 벌어 40만원 이상 빚 갚는데 쓰는 데도 빚에 허덕이는 가구를 일컫는다.

금리가 2%포인트 오를 경우 18만 가구가 한계로 내몰릴 것으로 나왔다. 한계가구들이 대출을 받아 어려사리 마련한 집을 처분해야하는 등의 특단의 대책을 생각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설상가상 내년부터 공급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과 2018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임대 포함)은 각각 37만3360가구, 39만5913가구로 추산된다. 지난 5년간(2012~2016년) 연평균 입주 물량(23만8225가구)보다 10만 가구 이상 많다.

집값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부동산 시장도 침체되기 때문에 집을 처분해 빚을 갚고 싶어도 거래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한계가구들은 일시적으로 파산위기를 넘기기 위해 다시 비싼 이자로 돈을 빌려다 이자를 갚는 악순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것을 보인다. 많은 가구들은 빚 정리를 위해 보유부동산을 급매물로 내놓아 시세보다 훨씬 싼 값으로 처분하려 들것이다. 자연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가격이 폭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

결국 과도하게 대출을 끌어다 집을 장만한 가계들의 경우 집을 처분해 빚을 갚고나면 단 한푼도 건지지 못하는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위기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3% 수준인데, 1%만 올라도 원리금 부담이 30% 증가하게 된다며 "내년부터 공급과잉으로 집값이 조정을 받게 되는데 금리까지 갑자기 오르면 하우스푸어가 속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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