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주도했다는 해명은 ‘거짓’ 반증…회원사에 재단운영상황 알리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

▲ 전경련 홈페이지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최근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을 추진, 재벌그룹의 제안으로 자발적으로 모금을 했다고 해명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뭐가 구려서인지 홈페이지에서 적극 자랑하고 적극 홍보해야할 두 재단의 설립목적, 추진사업, 모금규모 등을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승철 전경련부회장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두 재단의 설립과 기금모금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기업들의 제안으로 내가 주도해서 추진한 일”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회원 재벌기업들로부터 조성한 기금이 거액인 700억 원이 넘는 대형사업이고 보면 기금 출연기업은 물론 참여치 않은 다른 회원사들에게도 사업의 진행상황을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는 것은 일종의 의무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경련 홈페이지의 어느 곳에도 두 재단에 관한 언급은 찾아 볼 수 없어 과연 전경련이 이 두 재단의 설립을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이 홈페이지에 두 재단에 관한 어떠한 설명도 없는 상태에서 설립을 주도했다고 해명한 것은 외압에 의해 마지못해 회원사들에 강제배당을 했지만 후 청와대 개입 의혹을 덮겠다는 취지 외에 다름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경련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회장단 소개와 함께 소속 단체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홈페이지에는 전경련산하 유관기관들이 하는 일과 조직 역사 등에 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곳에는 재계의 ‘씽크탱크’라는 한국경제연구원을 비롯해 ▲국제경영원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중견전문인력종합고용지원센터 ▲FKI미디어 ▲자유경제원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등이 망라돼 있다. 심지어는 전경련동우회(연우회) 등도 나와 있다. 그러나 두 재단은 눈 씻고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럼 전경련은 그동안 사회공헌활동을 홈페이지에 소개하지 않은 관행 때문에 이번에 두 재단에 관해 어떤 설명도 하지 않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가 않다. 지금까지 사회공헌활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 소상하게 소개해왔다.

대표적인 예가 재계 공동 사업으로 2009년부터 추진 중인 저소득층, 농어촌 지역 에 ‘보듬이 나눔이 어린이집’ 건립 지원 사업이다. 이밖에도 장애인체육시설건립, 시각장애인 점자단말기 지원 사업 등을 지원했다고 전경련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이에 반해 반면 기업으로부터 7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각출해 만든 미르와 K스포츠재단은 외부에 적극적으로 홍보해야할 사회공헌활동인데도 단 한 줄의 설명이나 자료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선 전경련은 어떠한 설명을 할는지가 궁금하다.  

더욱이 이 부회장은 재단 설립을 두 달이나 준비했다고 하면서 인가 후 전경련 홈페이지에 단 한줄 소개조차 하지 않은 것은 스스로 설립을 주도하지 않았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전경련은 지금까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거짓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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