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원, 삼성등 4대재벌그룹 관련임원 증인채택 여부는 불투명
야당은 14명증인채택 요구에 여당은 '단 한명도 안돼' 강경한 입장

▲미르재단 출연금 내역

[러브즈뷰티 비즈온팀 박홍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말벗’으로 알려진 최순실씨(정윤회씨 전처)가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대기업 임원들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될는지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기업 임원들이 국회증인으로 출석해 출연배경과 과정을 증언하게 되면 이 두 재단의 설립과정에서의 온갖 특혜의혹이 어느 정도 베일을 벗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제기하는 이 두재단의 특혜 요지는 초고속 인허가과정과 기부금조성이다. 더민주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신청 하루 만에 허가가 났고, 신청서류를 보면 장소와 날짜만 다를 뿐 모든 기록이 같다. 설립 몇 개월 만에 486억원과 380억원, 약 900억원에 이르는 기부금이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야당의원들의 주장을 정권실세가 개입하지 않고서는 재단설립이 초고속으로 이뤄지고 대기업들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신속하게 수십억씩을 출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도 최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들은 전경련과 대기업을 움직여 출연금을 모집한 당사자로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지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재단 설립배경과 출연금 문제가 올해 국회 국정감사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근 국회에서 여야의원들이 특혜의혹을 규명하기위한 증인채택문제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다.

21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야당의원들은  두 재단에 대한 특혜의혹을 파헤치기 위한 재단의 임원들과 출연기업 임원들의 국감증언채택은 꼭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전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야당의원들은 ‘쌍둥이’ 재단의 특혜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국감증인 14명을 요청했으나 여당은 전원채택을 거부하고 있다.

야당은 미르 재단을 기획한 인물로 알려진 차은택 감독과 케이스포츠재단의 전·현직 이사장, 출연금을 댄 기업 가운데 삼성, 현대차, SK, LG등 상위 4개 그룹의 임원진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여당이 단 한명도 채택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들 4개그룹 임원들이 국감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인다.

야당의원들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의 설립 과정과 출연금 모집, 그 배후와 실체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규명되어야 할 사항”이라며 “국민적 의혹 해소와 정상적인 국정감사 진행을 위해 관련 증인 채택에 있어 새누리당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당은 여당과는 정반대의 입장이다. 단 1명의 증인채택도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감증인채택문제를 놓고 여야가 숱하게 협상을 벌여왔지만 단 1명도 안된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여당이 유독 미르재단 특혜문제에서는 단 1명도 안된다는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국감증인채택을 둘러싼 여야 간의 공방은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단 1명의 증인채택도 안된다는 여당이지만 이번 국정감사의 최대쟁점을 회피하는 무책임한 여당이라는 국민비판이라는 부담이 있어 여야가 일정 선에서 증인채택에 합의할 수 도 있다.

이 경우 출연대기업들의 일부 임원들이 증인으로 나서 출연과정이나 금액이 결정된 과정을 진술하게 되면 국정감사의 최대쟁점인 두 재단의 특혜의혹은 상당부분 베일을 벗을지 주목된다.

한편 대기업들이 두 재단이 거액을 그것도 아주 빠른 시일 안에 출연한 것은 기록적이다.  이들은 얼마나 출연했을까. 미르재단에 참여한 기업들의 기부 내역을 보면 출연금액은 16개사 486억원에 이른다. 이는 공익법인 공시사이트에서 조사한 ‘기부금 수입상위 30개 공익법인’ 중 23위에 올라와 있을 정도로 큰 규모다.

국가브랜드 제고라는 명분아래 지난 2015년 10월 27일 설립된 이 재단은 설립 1개월여만인 10월 366억2000만원의 기부금을 확보한데 이어 11월에는 119억8000만원을 기업들로부터 기부 받아 총 486억원의 출연금을 모집했다. 평균출연액은 30억 3750만원에 달했다.

그룹별로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곳은 삼성그룹으로 삼성전자 60억원, 삼성물산 15억원,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각각 25억원을 기부해 총 125억원을 기부했다.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아차 18억원, 현대모비스 21억원 등 총 85억원을 기부금으로 기부했다.참여기업수가 많은 그룹별로는 GS그룹이 8개사, 삼성그룹이 4개사, 현대차그룹이 3개사로 LG그룹 2개사 순이었다. 단일 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가 68억원을 기부해 가장 많이 기부했다. 이어 삼성전자 60억원, 현대자동차 46억원, 엘지화학 38억원, 포스코 30억원 등이다.

LG그룹은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가 각각 38억원과 10억원을 기부 총 48억원을 기부했다. 전경련 허창수 회장이 이끄는 GS그룹은 가장 많은 계열사들이 기부에 동참했다. GS건설 등 8개 계열사가 기부에 참여해 총26억원을 기부했다. 한화는 15억원을 기부했다.

유동성위기를 겪고있거나 재무상태가 악화된 기업들도 출연했다. 한진그룹의 대한항공은 10억원을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3억원을 기부했으며,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핵심계열사로 4억원을 기부했다.

끝없는 변화와 개혁기치아래 혹독한 구조조정을 진행한 황창규 회장의 KT도  느닷없이 신생 재단인 미르에 11억을 내 놓았다. KT안팎의 직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황창규 회장의 개혁이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런 방만경영에 있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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