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자체가 불확실성 해소 계기로 주가에 긍정적…수출호조 겹쳐 반등여지
회담결과 유동적이어서 큰 기대는 ‘금물’…사드 후 보복규제 움직임도 여전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고개를 숙였던 화장품주가 한·중정상회담 기대감으로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다시 증시를 견인하는 주도주 역할을 할 것 인가.

정상회담결과가 아직은 유동적이지만 그동안 사드악재가 주가에 대부분 반영된 데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중 관계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고, 여기에 화장품수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화장품주는 다시 부활의 날개를 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 청와대)

5일 증시에서 화장품주는 이번 항저우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다소 풀릴 것이란 기대감으로 전 거래일에 이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LG생활건강은 이날 오전 9시 23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31% 오른 1,008,000선에서 거래되고 있고 코스온도 1.18% 오른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전거래일에 사드 후폭풍이 걷힐 것이라는 기대감에 2.65% 오른 아모레퍼시픽과 1.52% 상승한 토니모리는 이날 증시에서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신건식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로 소원해진 한중관계와 이에 따른 콘텐츠 사업의 부진은 단기적일 뿐”이라며 “G20에서 중국과의 마찰이 완화되는 신호가 보일 경우 주가는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주들은 지난 7월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화장품 업종 지수는 단 하루 만에 약 5%가량 급락한 후 한 달 동안 회복되지 못했다. 한국 화장품 판매의 약 25% 가량이 면세점 등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의존하고 있어 사드로 인한 보이지 않는 보복조치는 직격탄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드악재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수출증가 등에 힘입어 이제는 어느 정도 사드이전수준을 거의 회복한 단계이다.

증권사연구원들은 일단은 한·중정상회담이 화장품주에 부정적인 영향은 기대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한·중 정상이 만난다는 것 자체가 사드 관련 불확실성을 다소 줄이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펴고 있다.

그렇다고 큰 기대도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미·중과 한·중이 사드 한반도 배치를 놓고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사드의 후폭풍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당국이 사드배치 결정 후 국산화장품에 대한 위생허가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한국배우 출연금지 등 한류열기를 식히는 조치들을 잇따라 내놓은 것도 국산화장품의 중국수출 증대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들어 중국민간부문이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와 진출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사드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며 이 역시 한국화장품의 중국시장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의 남은 임기 동안 미지근한 한·중 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국 시장을 관망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해 이번 한·중정상회담의 결과가 큰 의미를 띠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중 정상회담 결과가 유동적이지만 화장품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화장품주에 호재다. 사드 후폭풍 우려에도 8월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80%나 증가한 3억6,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화장품 기업의 해외 사업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사실이 나타냈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주로 8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9.9% 증가한 3억6400만 달러로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6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이는 컨센서스를 10% 웃도는 실적이다. 랑콤, 에스티로더 등이 수면팩 등 한국 상품 모방상품 출시로 미국 시장에서 위상 강화가 기대된다.

화장품수출이 선전하고 있는데다 이번 한·중정상회담으로 중국발 리스크가 해소되는 모멘텀이 발생한다면 화장품주는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G20 회의가 끝나고 나면 중국과 한국관계에 온기가 돌면서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며 “사드 문제로 주가가 많이 떨어진 중국 소비 관련 업종이 저점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