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청색광 구현 문제 해결

(오른쪽부터) 제1저자인 장충현 연구원, 송명훈 교수, 김수환 연구원(사진=UNIST)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디스플레이에서 가장 어려운 청색광 구현 문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해결됐다.소자 내 물질 교체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대신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소자(PeLED)’ TV를 집에서 시청할 날이 더 가까워졌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송명훈·곽상규 교수팀은 고려대학교 화학과 우한영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청색광을 발산하는 ‘PeLED’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들이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소자는 청색광을 만드는 효율이 기존 대비 3배 이상 높고 색 순도가 높아 또렷한 푸른색 구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발광소자는 TV나 휴대폰에서 색상을 구현하는 장치다. PeLED는 색상 구현 물질로 페로브스카이트를 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이온(ion)을 품고 있는 물질로 이온 종류를 바꾸는 방식으로 여러 가지 색상을 만들 수 있다.

다른 발광 소재들에 비해 생산 단가가 낮고 자연에 가까운 천연색을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크게 주목받는다. 그러나 청색 PeLED는 전기에너지를 빛으로 바꾸는 효율이 10%밖에 되지 않아 전력 소모가 많다.

연구 관련 그림. (사진=UNIST)
연구 관련 그림. (사진=UNIST)

특히 빨강이나 녹색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또 청색 PeLED를 구현하기 위해 첨가하는 이온 때문에 색 순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또렷한 청색이 아닌 다른 색상이 섞여 나온다는 설명이다.

이에 연구진은 페브스카이트 물질을 복잡하게 조작하는 방식 아닌 인접한 물질을 바꿔 소자의 성능을 향상 시키는 획기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발광 소자 내에서 페로브스카이트와 인접한 ‘정공수송층’ 물질을 바꿨다.

페로브스카이트 소자를 만들 때 공정이 단순해져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새로 합성한 유기물을 정공 수송층로 썼을 때 기존 발광소자 대비 3~4배 정도 효율이 향상됐고 색 순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전계발광 스펙트럼’도 크게 안정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와 관련 제1저자 장충현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청색 PeLED의 근원적인 문제를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층 자체가 아닌 페로브스카이트와 정공수송층간의 계면(서로 다른 물질의 경계면) 성질 변화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연구 관련 그림. (사진=UNIST)
연구 관련 그림. (사진=UNIST)

이들은 또 PeLED 소자에 쓰이는 전도성 고분자(PEDOT:PSS)를 대신해 ‘공액 고분자 전해질’을 정공 수송층으로 썼다. 정공 수송층을 이 물질로 바꿨을 때 페로브스카이트입체 구조의 규칙성(결정성)이 좋아지고 계면에서 결함이 줄어 발광소자가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

또 공액 고분자 전해질을 구성하는 곁가지 이온의 크기가 클수록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이 뚜렷한 결정성을 갖고 계면에 결함이 적었다. 이에 대해 송명훈 교수는 “PeLED는 6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OLED (Organic LED) 수준의 효율을 구현했지만, 청색광 효율이 10% 수준 이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소자 효율과 색 순도 문제가 동시에 개선돼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교수는 지난해 김주영 교수와 함께 접을 수 있는 유연한 PeLED를 개발하기도 했다. 당시 연구팀은 소자의 전극을 금속이 아닌 투명한 물질로 바꿔 반투명한 성질을 나타낼 수 있었다.

UNIST 측은 당시 연구에 대해 “이 소자는 전기를 받아 빛을 내는 활성층으로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사용하는데 전자이동도가 높은 등 장점이 있었지만 PeLED는 금속 전극의 한계로 유연성이 낮고 불투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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