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보험업 수입보험료 증가세 1.7% 그쳐
-올 상반기 코로나19 불구 수입보험료 증가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2021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보험연구원)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2021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보험연구원)

[데일리비즈온 박기혁 기자]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 선방한 보험업계가 내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코로나19로 영업이 제한돼 매출 규모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과 다르게 보험업계는 정책 효과 등에 힘입어 예상 밖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제도 변화와 시장환경에 따른 성장 둔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 코로나19로 선방, 내년엔 성장 둔화

보험연구원은 지난 1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내년 보험산업 수입보험료 (퇴직연금 제외) 규모가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예상 밖 고성장세를 보였으나 내년부터는 이전의 저성장 세로 회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보험업계는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면 영업 활동 제한으로 매출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비대면 채널의 적극적 활용 등으로 코로나19 확산 직후 제기된 영업 부진에 대한 우려를 불식했다.

특히 사모펀드 사태로 금융시장의 투자 상품이 제한되자 그중 일부가 생명보험시장으로 흘러들어온 것 역시 보험시장의 선방으로 이어졌다는 점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보험업계는 올 상반기 매출 규모와 순이익 모두 지난해와 비교해 증가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실제로 올 상반기 보험영업의 매출이라 할 수 있는 수입보험료는 54조 161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3.7%늘어났다. 생명보험사들의 일시납‧단기납 저축성 보험영업을 통한 매출 규모가 증가가 주된 요인이었다. 당기순이익은 3조 788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9%가량 성장했다.

올 상반기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반기 개선됐다는 점이 선방의 요인이었다.
올 상반기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반기 개선됐다는 점이 선방의 요인이었다.

◇ 보험연구원 “저성장으로 회귀할 것”

생명보험업계가 저축성보험 매출 규모가 증가했다면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반기 개선됐다는 점이 선방의 요인이었다. 코로나19로 자동차 운행량이 감소하면서 사고 발생률이 줄어들었고 이는 결국 손해율 개선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업계의 자동차보험 손익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940억원이 개선됐다.

그러나 보험연구원은 비관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3년간 생명보험업계의 수입보험료는 연간 마이너스 0.4%~-5.1% 역성장하다 올 1분기 돌연 2.6% 성장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업계가 해당 기간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비 저축성보험 판매를 조절하며 수입보험료가 줄어들었다는 점과 코로나19라는 상황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례적인 수치다.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과거 4년간 연 2.2∼4.4% 늘다가 올해 1분기 6.9% 증가율을 기록했다.

보험연구원 김세중 동향분석실장은 “올 상반기 보험산업은 코로나19 확산 후 정책효과에 힘입어 고성장했다”면서 “내년에는 효과가 소멸하고 제한적 경기회복에 따라 종전 저성장 세로 회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보험산업의 전통적 사업모형은 성장 한계를 보이고 있고 신규 사업모형 도입은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생명보험업계 수입보험료는 보장성보험 성장 둔화와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로 올해 대비 0.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성장세 둔화로 원수보험료 성장 둔화로 4.0%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 생명보험사 수입보험료 현황. (사진=금융감독원)
올 상반기 생명보험사 수입보험료 현황. (사진=금융감독원)

◇ 사업모형 한계 봉착해결책 마련 시급

보험연구원은 보험산업의 성장 둔화는 피할 수 없다 보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신규 가입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 여기에 지속적인 규제 변화로 보험사의 투자상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축소되는 등 제도상 변화 역시 불리하게 작용하는 요소다.

보험연구원은 보험산업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힘써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미 성장 한계에 봉착한 가운데 새로운 사업모형을 도입하지 않으면 문제 해결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외부와의 적극적인 협력은 물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기존 사업모형으로 성장이 불가능한 만큼 전통적 보험데이터 이외 미디어데이터 등을 활용하고 보험업 본연의 역량을 강화하고 온라인 플랫폼 활용, 헬스케어 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산업재편 과정에서 전통적인 상품·채널구조로는 더는 미래경쟁력을 기대할 수 없어 헬스케어·디지털 보험 등의 신사업모형은 여전히 초기 단계다”라며 “보험사들이 디지털 생태계에서 경쟁 혁신을 추구하고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감독 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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