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공략 나서고 3세 경영일선 전진배치 …악화된 中 시장환경 극복이 관건

[비즈온팀 박홍준 기자] 국내 대표 1세대 화장품 회사인 한국화장품은 수년째 ‘뺄셈경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역사가 오랜 ‘화장품명가’이면서도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한 대부분의 화장품이 중국특수 등으로 떼돈을 벌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하지만 한국화장품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영진을 다시 짜고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한국화장품은 올해는 중국시장 확대를 통해 탄탄한 흑자경영가도를 달리는 전기를 맞게 될 것인가.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화장품업체들의 중국시장 확대를 어렵게하는 마케팅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어 한국화장품이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중국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는데 성공하게 될는지가 주목된다.

8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장품은 계열 브랜드 ‘더샘’의 부진으로 6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샘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 318억원, 영업손실 48억원의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매년 1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중국시장 특수에 '뒷짐'

이에따라 국내시장점유율도 제자리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국내화장품 시장의 80% 이상을 과점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화장품의 시장셰어는 수년째 1.5% 안팎에 머물러 성장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수출 역시 해마다 조금씩 늘고는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 규모는 4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0% 수준에 불과했다. 다른 업체들이 중국시장에 진출에 돈을 긁다시피 한 데 비추어 너무나 안이한 경영에 안주해왔음을 엿볼 수 있다.

한국화장품은 이대로 가다가는 회사가 파산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엄습하면서 마침내 생존하기위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 2014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서울 소재 본사 건물과 지방에 있는 4개 지점의 토지와 건물을 매각했다.  2013년에는 출자전환 형태로 더샘에 670억 원을 지원했지만, ‘수혈효과’는 효과는 거의 없었다는 평가다.

한국화장품 영업부진의 주요 원인은 지난 2010년 론칭한 브랜드숍 '더샘'의 부진이다. 지난해 상반기 실적은 매출 318억원, 영업손실 48억원, 인적분할과 함께 야심차게 선보인 더샘은 론칭 이후 제대로 된 이익을 내지 못했다. 매년 1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다 지난 2014년에는 상반기에만 98억 원의 적자를 냈다. 시판 초기 '프리미엄'을 앞세운 고가정책이 실패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론칭 초기 프리미엄급을 표방해 고가에 제품을 내놓으며 성장의 시기를 놓쳤고, 이후에도 이렇다 할 히트상품 없이 트렌드를 쫓아 제품을 만드는 분위기에서 재품력이 갖출 수 없었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 인력 영입이나 내부 구조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경영진의 위기의식 부재라는 점이다. 한국화장품은 1세대 브랜드로 사실상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시장상황에서 성장해 전성기를 맞았으나 그 이후 화장품시장 환경이 불꽃 튀는 경쟁구도로 급변에 대응하지 못하고 예전의 경영에 안주함으로서 수년째 적자에서 허덕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화장품명가인 한국화장품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경영진의  위기의식이 부족한데 기인한다고 지적한다.

'이제는 변해 성장동력을 확보하자'

한국화장품은 올해는 변화를 갖자고 다짐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임원인사를 단행한 창업주 2세인 임충헌 회장은 경영 수업 중인 아들을 경영일선에 전진 배치했다. 한국화장품의 자회사인 더샘인터내셔날은 임원 인사를 통해 임 회장의 장남인 임진서 전무이사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임 회장은 임 부사장으로 하여금 수년째 적자를 내고 있는 ‘더샘’의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라는 인사포석으로 보인다. 임 회장의 두 아들인 임진서(49)·진욱(48) 형제는 한국화장품의 계열사였던 시선래브와 유니코스 대표를 각각 지내며 후계 구도를 형성한 바 있다. 

임 회장과 장남인 임부사장은 내세우면서 성장돌파구를 찾기위해 중국시장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시장환경이 장애물이 도처에 널려있다. 한국화장품이 중국시장에 대한 판매확대로 성장도약을 하자면 이 난관을 극복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

마케팅환경 급속히 악화돼

가장 큰 애로사항은 중국 관광객 감소 현상과 중국정부가 이른바 보따리 장사라는 따이공 채널을 봉쇄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CFDA 승인 지연이 큰 걸림돌이다.

우선 한국을 찾는 중국관광객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 메르스 파동을 치루면서 대폭 줄었다. 메르스가 종식된 이후에도 중국 관광객은 메르스사태 이전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  최근 중국증시의 잇따른 붕락과 이런 붕락사태가 더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관광객들이 감소할 것으로 에상되고 있다. 중국증시에서 근 80%가 개인투자자이고 보면 주가급락에 따른 개인의 소득감소는 한국을 찾는 관광객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또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와 투명성 향상 등을 위해 따이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한국화장품은 물론 국내화장품업체들의 중국시장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당국은 그동안 한두 달 정도 단속하고 다시 완화하는 정책을 펼쳤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이 같은 사이클이 작용하지 않고있다.

특히 따이공에 대한 위험부담이 높아짐에 따라 위험 부담 비용이 높아져 그만큼 판매물량은 물론이고 수익률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많은 중소화장품업체들의 상당수는 정식적인 루트를 보다는 따이공을 통해 중국특수를 누렸다.

중국정부가 판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도 한국화장품을 비롯한 국내화장품업체들의 중국시장개척을 어렵게 하고 있다. 수출과 백화점 등 오프라인 판매를 하려고 해도 중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고 승인이 나오기까지의 기간이 짧게는 8개월에서 1년을 넘기는 경우가 많아 시장확대 기회를 놓치기 일쑤라고 업계관계자는 전했다.

한국화장품이 이처럼 악화된 중국시장 환경을 극복하면서 과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는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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