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환경오염 주범인 온실가스(메탄, 이산화탄소)를 수소로 바꾸는 촉매 개발

극대화된 이온 위치 교환 현상 모식도. (사진=UNIST)
극대화된 이온 위치 교환 현상 모식도. (사진=UNIST)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국내 연구진이 메탄,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를 수소로 바꾸는 새로운 나노 촉매를 개발했다.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환경 오염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반가운 소식이다.

8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는 에너지화학공학과 김건태 교수 연구팀은 포항공대, 미국 펜실베니아대와의 공동 연구 결과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수소나 일산화탄소로 만드는 촉매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 온실가스로 수소 만드는 촉매 개발

온실가스의 수소화 과정에는 보통 니켈 금속 복합체가 촉매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 촉매는 오래 쓰다보면 성능이 떨어지고 수명 또한 짧아진다. 아울러 고온으로 처리되는 과정에서 촉매간 뭉침 현상이 발생하고 반응이 반복되면 표면에 탄소가 쌓이기도 한다.

연구팀은 촉매의 핵심 물질인 니켈이 복합체의 표면으로 잘 올라오게 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이에 따르면 철 박막을 복합체 촉매 표면에 증착시키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니켈은 복합체 밖으로 나가려는 성질이 강하다.

반대로 철은 안으로 들어가려는 성질이 있다. 두 물질이 자리를 바꾸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결과 새로 올라오는 니켈로 인해 입자간 뭉침이나 코킹 현상이 억제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밖으로 나온 니켈의 경우 철과 결합해 반응성이 높아졌다. 이번 연구 결과 논문은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스’ 최신호에 실리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국내 연구진이 메탄을 화학원료와 수소 등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탄소자원화연구소 김용태·김석기 박사팀이 메탄을 석유화학의 쌀인 에틸렌을 비롯한 화학원료와 수소 등으로 99% 전환하는 ‘비산화 메탄 직접 전환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비산화 메탄 직접 전환기술은 기술 난이도가 높아 상용화되지 못한 실정이었다. 중국 대련화학물리연구소가 2014년 사이언스지에 관련 논문을 발표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사인 SABIC과 공동으로 사업화를 진행하는 상황이었다.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이 비산화 메탄 전환기술 관련 연구 결과를 보고 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이 비산화 메탄 전환기술 관련 연구 결과를 보고 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 ‘이온 위치 교환법’으로 성능 문제 해결

이 가운데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이 1000℃이상의 고온에서 산화제 없이 메틸 라디칼을 제어하면서 에틸렌과 벤젠 등의 화학원료로 99% 전환하는 비산화 메탄 전환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촉매 표면 설계만 가지고 메틸 라디칼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고난이도다. 이들이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철 촉매다. 연구진은 실험계산화학과의 융합연구를 통해 촉매 표면을 최적화했다.

기존 촉매가 여러 원자들이 뭉쳐있어 연쇄적으로 반응이 일어나는 데 반면 새로운 촉매는 여러 개의 단원자가 촉매표면에 흩어져있는 형태다. 이로 인해 개별 단원자에서 한 번씩만 화학반응이 발생된다.

이 결과 기존 촉매에서 연쇄 반응으로 인해 생성되는 이산화탄소와 코크 등의 부산물이 생기지 않았다. 또 연쇄 반응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에너지도 줄어들어 에너지 효율이 올라갔다.

이 과정을 통해 메탄으로부터 선택적으로 C2 화합물(에틸렌, 에탄, 아세틸렌) 86%, 방향족 화합물(벤젠, 자일렌, 톨루엔, 나프탈렌 등) 13%를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또 부산물로 수소를 발생시킬 수 있었다. 1% 이하는 코크 생성량이다. 이를 종합하면 메탄의 화학원료 전환율이 99%에 달하는 셈이다.

당시 이 연구성과는 미국화학학회에서 발행하는 촉매분야 최고 권위지인 ‘ACS’ 9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비산화 메탄 직접 전환 기술에 대한 내용이 저널에 발표된 것은 중국 대련화학물리연구소, 미국 메릴랜드대학교에 이어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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