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이끌 3세 대들보

서울 장교동 한화 본사. (사진=한화그룹)
서울 장교동 한화 본사. (사진=한화그룹)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있어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은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김 부사장은 그룹의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앞장서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미국 수소차 업체이자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니콜라 지분 6.1%를 보유했다. 니콜라는 오는 2023년 수소트럭 양산을 목표로 현재 수소 1회 충전으로 약 1920㎞ 운행이 가능한 수소 트럭과 유럽을 겨냥한 전기 배터리 트럭을 개발 중이다.

최근 이 니콜라가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김 부사장은 그룹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상장 후 지분가치가 1조 9200억원으로 급증하며 한화는 1조 800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두는 잭팟을 터뜨렸다. 김 부사장이 2018년 11월 1억 달러(1205억원)를 투자한 것이 ‘대박’의 시작이었다.

한화의 미국 현지 벤처투자 전담조직 보고서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평소 가깝게 지내는 미국 내 전문가 그룹을 통해 정보 수집에 나서는 동시에 니콜라 창업주를 만나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니콜라의 비전과 한화의 미래 사업 방향이 같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김 부사장의 측면 지원이 한화의 니콜라에 대한 투자에 결정적인 작용을 한 셈이다. 

아울러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공급할 권한을, 한화종합화학은 수소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했다. 또 한화큐셀은 수소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며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부문은 수소 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탱크를 공급할 기회를 갖게 돼 향후 시너지 효과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보유한 지분 가치 역시 7억5000만 달러(9034억원)로 7배 이상 뛰었다. 세계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룹이 또 다른 친환경 수소 사업에도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속도를 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앞으로의 10년은 우리가 겪어온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혁명적인 변화의 시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그 10년이 ‘무한기업’ 한화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절박함으로 지금 이 순간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룹은 현재 70조원 수준인 연 매출을 2023년에는 10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라도 김 회장은 그룹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김 부사장에 거는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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