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들였다고 자신한 광고에 스스로 재 뿌리기

현대카드 기본형 CI. (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 기본형 CI. (사진=현대카드)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현대카드 TV광고에서 사고가 터졌다. 양육비 외면하는 일반인을 모델로 내세운 게 화근이었다. TV광고에서 문제의 장면은 ‘누나들의 럭셔리가 부러웠다. 나의 첫 번째 럭셔리’라는 카피다. 탐사보도매체 셜록에 따르면 이 광고에 나온 A씨는 이혼 후 친아들에게 양육비를 주지 않는 ‘배드마더’였다.

‘사람을 닮은 카드’ 광고 시리즈는 실제 가족관계, 연인 등이 등장해 그들에게 어울리는 카드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른바 ‘마케팅 맛집’으로 유명한 이 광고는 좋은 호응을 얻었다. TNS 광고 조사업체에 따르면 해당 광고는 6월 첫째 주 광고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도 이번 광고에 대해 사람 간 관계에 현대카드를 투영해 15년간의 회사 상품들을 서정적으로 표현했다며 직접 애정을 드러냈다. 이를 위해 광고 음악 선정에도 공을 들였다는 후문. 광고 제작에 이토록 심혈을 기울인 회사가 왜 ‘배드마더’를 못 알아챘을까. 모델 선정에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결국 지난달 29일 현대카드는 현재 해당 광고 시리즈 중 A씨가 등장하는 장면을 삭제했다. TV에서 광고를 보다가 A씨를 발견한 전 남편 B씨의 문제 제기에 따른 조치였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측은 광고제작사인 이노션을 언급했다. 이노션은 현대차 계열사로 현대카드와 같은 모기업을 가진 광고 회사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자사가 직접 모델을 선정하는 게 아니라 광고 대행사인 이노션과 함께 진행한 건”이라면서 “일반인 모델이기 때문에 이노션에서 모델을 선정할 때 사적인 부분까지 물어볼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대로라면 현대카드는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사진과 신상을 알리는 홈페이지(배드파더스)에 등재된 사람을 확인하지 않았다. A씨는 법적으로 채무불이행자 명부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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