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정책과 무역분쟁…지지층 결집 효과는 미지수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불리한 전황이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반(反)이민정책과 무역분쟁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전을 위한 두개의 카드다. 이를 통해 집토끼만큼은 학실하게 잡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타이밍이 좋지 않다. 코로나19의 한복판에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영 신통치 않은 전략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4일 최대 교역국인 유럽·캐나다를 향해 사실상의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항공기 보조금 관련 갈등의 연장선에서 커피·초콜릿 등 유럽산(産) 일부 제품에 최대 10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또 대미(對美) 수출 급증을 이유로 캐나다산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다시 부과하는 방안을 각각 검토 중이다.

모두가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루어진 결정이다. 그럼에도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이 중론이다. RSM 인터네셔널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셀라스는 “정확히 잘못된 시기에 정확히 잘못된 움직임”이라는 촌평을 날렸다.

또 PNC파이낸셜서비스의 거스 포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알루미늄 관세는 미 알루미늄 제조업체에 도움이 되겠지만, 자동차 업계에는 고통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 기업에게 피해만 줄 것”이라며 “생산자와 소비자의 비용 모두를 높일 것”이라고도 진단했다.

반 이민정책 역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미국인의 일자리 보호를 위해 올해 말까지 IT나 비농업 등 특정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중도·보수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의 데이비드 비어는 “외국인 전문직 근로자들이 가진 기술과 경험을 자국 노동자가 대체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미 기업들에게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조 바이든(왼쪽)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 (사진=AFP)
조 바이든(왼쪽)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 (사진=AFP)

국내외 전문가들 역시 “매우 근시안적 결정”이라는 평에 공감한다. 현재 미국은 의료 위기에 처해있는 만큼 “숙련된 노동자들을 초대해 코로나19에 대처하게 하자”는 의견도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정치적 계산’이 강하게 개입된 결정이었다는 평이 나온다. 주요 지지층인 ‘푸어 화이트’에게 확실히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반 이민정책으로 인해 IT 및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나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자지만 이번만큼은 트럼프를 뽑아야겠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36%로, 바이든 전 부통령(50%)에 14%포인트 뒤졌다. 유력 매체들을 중심으로는 오늘 당장 선거를 치르면 바이든이 100% 확률로 승리한다는 기사도 잇따르고 있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도 올해 초까지만 해도 경제호황·낮은 실업률·민주당 내 혼란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컸지만, 코로나19 사태와. 이로 인한 경기침체, 반(反) 인종차별 시위 등으로 상황이 달라졌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85%에 달한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투자업체 AGF의 수석 미국 정책전략가 그레그 밸리어는 “이민과 관세, 이 두 가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서 매우 중요한 것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양쪽 전선에서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키워드

#트럼프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