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살아 있는 다양한 세포 실시간 분자 단위 관찰 성공
-해상도 높은 전자현미경 이용 시 세포 손상 불가피했던 실정
-그래핀 성질 이용해 세포 등을 액체와 감싸 세포 손상 없이 관찰

그래핀 액상 셀을 이용한 세포 관찰 방법에 대한 모식도와 이를 이용해서 관찰한 살아있는 세포의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 (그림 = KAIST)
그래핀 액상 셀을 이용한 세포 관찰 방법에 대한 모식도와 이를 이용해서 관찰한 살아있는 세포의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 (그림 = KAIST)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국내연구진이 살아 있는 세포를 전자현미경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그간 관찰하지 못했던 살아 있는 세포의 감염 과정 등을 볼 수 있어 신약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 대학 신소재공학과 육종민 교수 연구팀이 경북대학교 ITA 융합대학원 한영기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살아 있는 세포를 전자현미경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찰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살아 있는 다양한 세포의 실시간 분자 단위 관찰이 가능해졌다.

최근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로 바이러스 감염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바이러스의 전이‧감염 과정을 분석하고 이에 대처하는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미시적인 행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해야한다. 세포와 세포를 이루는 기관들은 가시광선을 이용하는 일반 광학현미경으로는 관찰이 어려워 해상력이 매우 높은 전자선을 이용하는 전자현미경 기술을 이용한다.

하지만 전자현미경 기술은 효율적인 작동을 위해 매우 강력한 진공상태가 필요하다. 또 가시광선보다 수천 배 이상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전자를 이용하기 때문에 관찰 시 세포의 구조적인 손상이 불가피하다. 현재로서는 2017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기술인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통해 고정 작업 및 안정화 작업을 거친 표본만 관찰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육 교수 연구팀은 2012년 개발한 그래핀 액상 셀 전자현미경 기술을 응용해 전자현미경으로도 살아있는 대장균 세포를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재배양 된 세포는 전자와 진공에 노출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장균 세포가 생존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신소재로 주목받는 그래핀 성질을 이용해 세포 등을 액체와 함께 감싸주면 고진공의 전자현미경 내부에서 탈수에 의한 세포의 구조변화를 막아줄 수 있음을 밝혀냈다.

아울러 그래핀이 전자빔에 의해 공격성이 높아진 활성 산소들을 분해하는 효과도 지니고 있어 그래핀으로 덮어주지 않은 세포보다 100배 강한 전자에 노출되더라도 세포가 활성을 잃지 않는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육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세포보다 더 작은 단백질이나 DNA의 실시간 전자현미경 관찰로까지 확대될 수 있어, 앞으로 다양한 생명 현상의 기작을 근본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5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6월 호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연구 관련 그림. (그림=IBS)
연구 관련 그림. (그림=IBS)

지난달엔 국내 연구진이 나노 세계를 관찰하는 특수현미경의 성능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간 관찰이 어려웠던 나노 구조의 미세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는 이미징 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지난달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최원식 부연구단장 연구팀과 김명기 고려대 KU-KIST융합대학원 교수팀이 기존 근접장 주사광학현미경의 해상력을 향상시켰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소형 반도체, 나노포토닉스 등의 발전과 함께 나노미터 수준의 해상력을 갖는 이미징 기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더 복잡하고 미세한 나노 구조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선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통상적으로 나노미터 정도의 미세 관찰에는 전자현미경을 이용한다. 진공 상태에서만 시료를 미세 관찰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과 달리 근접장 주사광학현미경은 일반 대기상태에서 물질을 관찰한다. 이번에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은 기존 전자현미경과 상호보완적으로 나노 세계를 관찰하는 시야를 넓히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근접장 주사광학현미경에 다양한 각도에서 빛을 쐬일 때 나오는 근접장 이미지들을 이용했다. 이로 인해 반대칭모드를 찾았다. 100개에 달하는 각도에서 빛을 입사시켜 근접장을 기록했다. 또 계산과 이미지 프로세싱으로 숨겨진 반대칭모드를 내보였다. 기존 현미경은 이중 슬릿을 하나의 점으로 이미징하는 것과 달리 이번에 개발된 현미경은 이중 슬릿을 구분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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