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브랜드 사용료만 1758억원 지급

한화그룹.
한화그룹.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한화금융 계열사 두 곳이 매년 지불하는 브랜드 사용료를 과다하게 지급했다는 논란에 대해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로열티는 그룹사에서 관행적으로 이어오던 상황이었고 변동 사항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과연 그럴까.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해 브랜드 사용료로 한화그룹에 401억원을 지급했다. 2018년에 낸 사용료는 544억원으로 그룹이 올린 브랜드 사용료 수익의 35.6%에 이른다. 또한 2016년 330억원, 2017년 483억원을 지급해 매년 브랜드 사용료가 증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 점을 수상하게 여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화생명은 금융감독원으로 브랜드 사용료를 과다하게 지급했다는 이유로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앞서 금감원은 그해 6월 한화생명에 대한 종합검사 실시 결과 그룹에 지급하는 브랜드 사용료가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했다.

앞서 수백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도 과도한 브랜드 사용료 지급으로 논란이 된 한화손해보험도 마찬가지다. 한화손보는 2018년 브랜드 사용료 185억원과 비교하면 36억원(19.5%) 늘어난 것으로, 최근 3년간 매년 사용료가 인상됐다. 

한화생명 로고.
한화생명 로고.

문제는 한화손보가 매년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는 사실이다. 한화손보는 2017년 19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18년 1109억원으로 44.4%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863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를 기록해 올 들어 임원 급여 반납, 희망퇴직 실시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대부분의 그룹 지주사는 계열사에서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다. 브랜드 사용료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한화생명의 경우 사용료 지출이 과다하게 책정됐고 책정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

과한 브랜드 사용료에 대한 금감원의 지적에 대해 이 두 계열사가 어떠한 입장을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한화생명은 이달 안으로 브랜드 사용료 계약 업무에 대한 수정안을 내놔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한편, 관련부처 관계자에 의하면, 브랜드 사용료를 책정하는 기준인 재무제표상 매출액에는 투자영업수익, 영업외수익 등 한화 브랜드와 관계가 낮은 항목이 포함돼 있다. 보험료는 업황과 상관없이 꾸준히 오르고,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금액인 만큼 한화생명·손보가 부담해야 하는 브랜드 사용료는 매년 늘어날 수밖에 없는 비합리적인 구조다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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